<2007 금융> ①과열경쟁에 제 발등 찍힌 은행업

  • 등록 2007.12.16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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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2007년을 마무리하는 은행권의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다.

치열한 대출경쟁 끝에 자산확대 및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자금난과 수익성 악화라는 후유증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들은 국내외 증시 활황을 타고 예금이 증시로 급격히 빠져나가는 광경을 목격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곳간 사정에는 아랑곳없이 성장지상주의에 사로잡혀 대출을 마구잡이로 늘렸고, 부작용도 그만큼 컸다.

은행들은 대출재원 마련을 위해 손쉬운 양도성예금증서(CD) 및 은행채 발행에만 의존했고, 이는 시장혼란과 금리 상승,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에서 돈을 빌린 애꿎은 서민들의 이자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은행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그 어느 때 보다 싸늘하다.

◇ 은행실적 `빛 좋은 개살구'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1~9월)까지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13조9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6081억원(14%) 증가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출자전환주식을 매각해 얻은 특별이익을 제외한 순이익은 9조8천844억원으로 같은 기준의 지난해 순이익보다 6천945억원(6.6%) 감소했다.

즉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일시적 이익 덕분으로, 은행 고유의 영업에 따른 이익은 오히려 준 셈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 일로를 걸었다.

우리은행의 NIM은 작년 4분기 2.53%에서 올해 3분기 2.37%로 낮아졌고 신한은행(카드부문 제외)도 작년 4분기 2.38%에서 2.25%로 추락했다.

수익성이 하락한 것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로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하면서 CD.은행채 발행 및 고금리 예금을 통해 대출 재원을 마련, 조달비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주 수익원은 예대마진인데, 조달비용이 올라가면서 예대마진도 준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핵심예금이 CMA와 펀드상품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금리 특판 상품이나 스윙계좌 상품으로 대응하면서 예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NIM이 구조적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주식형 펀드로는 60조1천억원의 자금이 추가 유입된 반면 은행 수시입출식예금은 12조2천억원이 감소했다.

따라서 은행들은 예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같은 기간 CD는 27조8천억원 어치, 은행채는 29조5천억원 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이에 따라 CD금리는 작년 말 연 4.86%에서 13일 현재 5.71%까지 뛰어올라 1년 동안 0.85%나 급등했으며, 이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최고 8%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즉 은행의 예금이탈 → 예대율 상승(예금<대출)→ CD 및 은행채 등 시장성 자금 조달 → 유동성 문제 대두 →순이자마진 하락 등 수익성 악화 →고객 기반 약화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이다.

◇ 제 발등 찍은 은행 =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은행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크다. 자본시장으로의 예금이탈 현상은 일찌감치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늘리기에만 골몰하는 등 안이하게 대응해왔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올들어 정부의 각종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가자 중소기업 대출에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은행권 중기대출은 올 들어 11월까지 69조2천억원 증가해 작년 같은 기간 42조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중기대출 연체율도 상승 반전하고 있다.

3분기 중기대출 연체율을 보면 신한은행의 경우 전분기보다 0.27%포인트 상승한 1.24%, 하나은행은 0.32%포인트 상승한 1.32%를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0.1%포인트 상승한 1.11%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0.04% 오른 0.59%를 기록했다.

◇ 새 돈맥 찾기에 안간힘 = 이에 따라 은행들은 새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졌다.

은행들은 금융지주사 전환 등을 통해 해외 및 비은행 분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업무를 뛰어넘어 수익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을 비롯한 한국씨티, SC제일은행 등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사 전환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했고,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할부금융, 소비자금융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은행들은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전문인력 보강, 조직정비 등을 통해 투자금융(IB)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올 한해 해외진출도 러시를 이뤘다.

국민은행은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연 데 이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우리은행도 국내 은행 최초로 중국현지법인인 우리은행(중국) 유한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국내 은행으로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인 은행업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 및 비은행 분야로 진출을 확대해 수익원을 찾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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