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문화> ④출판..'저작권 보호'

  • 등록 2007.12.16 0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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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체결 50년→70년 연장 대책 부심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2007년 출판계는 제도적 측면에서 큰 변화를 맞았다. 책 내용도 현명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측면이 더욱 강조됐다.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과 도서 정가제의 유지 등으로 외형적 틀이 바뀔 예정이거나 관련 법이 개정 시행됐으며, 다양화 시대를 맞아 책 내용도 경제경영서의 강세 속에서도 이전보다 그 폭이 더욱 넓어졌다.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과 도서 정가제 유지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저작권 보호기간이 현행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됐다.
출판계는 그동안 "미국 문화자본의 로열티 회수 기간 확대를 위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한국의 출판 및 학문 발전을 저해한다"며 지적 재산권은 해당 국가의 문화적 주권 문제이지 무역 거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저작권 협상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기간이 20년 연장됨에 따라 정부의 지원책을 요구하고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서 정가제 유지를 골자로 한 개정 '출판 및 인쇄진흥법'이 10월 시행된 것도 출판계 빅 뉴스였다. 도서 정가제가 어떻게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출판유통의 질서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2월 말부터 시행돼온 기존 출판 및 인쇄진흥법은 발행된 지 1년 이내 책의 정가 판매를 의무화하되 인터넷 서점의 경우 1년 이내 책이더라도 10% 범위 내 할인판매를 허용했다. 당시 법의 적용 시한은 5년이었다.
이번 개정법은 도서 정가제를 유지하면서 할인판매가 가능한 신간의 범위를 1년에서 1년6개월로 확대하고,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 모두 신간의 10% 범위 내 할인 판매를 가능하게 했다.
도서 정가제의 정착을 위해 한국출판인회의가 정가제 취지에 맞지 않게 영업행위를 하는 서점에 대해서는 자체 논의를 거쳐 일시적으로 도서 공급을 중단하거나 거래를 끊을 수 있게 하자는 행동준칙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도서 정가제는 시험 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가제 유지가 법으로 시행된 만큼 이전보다는 출판 유통의 질서가 개선될 것으로 출판사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출판계 고질병인 '사재기 논란'은 올해도 계속됐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책 사재기 현장을 적발했다며 문제의 책을 자체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하는 일도 있었다.
이후 출판계에서는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의 필요성, 일부 서점의 지나친 마케팅 기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마음 다스리기와 행복에 관심 많은 독자들 = 출판계의 외형 못지 않게 2007년에 독자들에게 선보인 책의 내용도 변화된 사회상을 잘 반영했다. 어떻게 하면 재테크를 잘 할 수 있는지를 다룬 책들이 여전히 강세였지만 점점 물질화 돼 가는 현대사회에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행복해 질 수 있는 여정에 주목한 책이 많았다.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토머스 윌리스의 '영혼의 해부' 등 뇌와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에 관심을 갖거나 마이클 더다의 '오픈 북', 니콜 하워드의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등 책 그 자체를 화두로 던진 책도 있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11월 발행된 출판 소식지 '기획회의' 212호에서 "인문서 시장에서는 종교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만들어진 신'이 6만부, '생각의 탄생'이 4만부 팔려 화제가 됐다"고 짚었다.
고령화 시대를 반영한 노년 대비 지침서나 시니어 마케팅을 다룬 책, 불신의 시대에 자꾸 의심해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회의주의적 관점을 강조한 책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이전에는 관심을 받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이끌어낸 책들도 많았다.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다룬 책들이 좀 더 폭넓게 출간된 것도 다양화 시대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기획회의'는 2006년 출판계 키워드가 '행복'이었다면 2007년 화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현명한 삶의 추구'라고 꼽았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행복해지기 위해 재테크 서적도 읽고 문학 작품에서 위안도 얻는다. 이제는 책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고민하고 좀 더 현명한 삶을 추구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12월5일자 '기획회의'는 이런 흐름을 설명하면서 '현명한 삶'이란 철학적 차원 뿐만 아니라 유행이나 시대 흐름에 무조건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내면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삶을 가리킨다고 부연했다.
자기계발서 '시크릿'처럼 "경쟁의 공포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고 역시 자기계발서 '이기는 습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등이 보여주듯이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매뉴얼을 제시하는 책이 그런 예에 속한다고 한다.
시대적 상황은 급변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책을 통해 저마다 행복과 현명한 삶을 추구한다. 올해 출판계는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줬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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