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계좌 개설신청서 100여개 확보해 `돈 흐름' 분석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백나리 기자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4일 김용철 변호사명의로 된 계좌를 조사했던 금융감독원 실무자 2명을 불러 진술을 듣는 등 `차명 계좌'의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130여명의 명의로 개설된 1천여개 차명 의심 계좌 가운데 100여개 계좌의 계좌개설신청서를 확보, 입출금 내역과 개설자 등 돈의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검사장)의 김수남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금감원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차명 계좌 4개에 대한 검사를 담당한 실무 책임자 2명을 어제 불러 조사했다"며 "금감원이 어떻게 조사를 진행했고, 어떤 경위로 결론을 도출한 것인지에 대해 진술을 들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도곡동지점에 대한 검사 결과, 김 변호사 명의로 개설된 4개 계좌는 본인이 개설한 것이 아니어서 금융실명법을 위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검찰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도곡동지점에 근무하는 실무 담당 직원들도 최근 불러 김 변호사 명의로 된 계좌를 개설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차장검사는 "현재 드러난 13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중 100여개 이상의 계좌개설신청서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차명 의심 계좌가 실제 차명 계좌인지를 가리기 위해 나름대로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정황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차명 계좌를 가리기 위해 개설신청서 외에도 입출금 관련 자료 등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그러나 10년 이전에 개설된 계좌의 경우 개설신청서가 남아있지 않고, 개설 시기가 10년 안쪽인 계좌들도 신청서를 확보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 차장검사는 "차명 계좌를 가리기 위해 가장 유력한 자료가 계좌개설신청서인데 자료 확보에 시일이 많이 걸려 수사팀으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라며 "100개가 넘는 신청서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검찰이 확보하고자 하는 양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또 김용철 변호사의 명의로 된 차명 계좌 7개에 대해서는 일부 연결계좌를 확인해 현재 잔고와 돈의 흐름 등을 분석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
한편 김 차장검사는 국세청ㆍ금감위ㆍ공정위 등 다른 감독기관의 계좌추적 등 `수사 협조'가 필요하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과 관련, "그런 측면이 있다. 국세청과 금감위는 일정한 범위에서 영장 없이 계좌추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라며 "다만 협조 요청한 것은 없고, 지금이 공조 수사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 않나 싶다. 다른 기관의 판단은 제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zoo@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