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마일리지 유효기간 도입 찬반 논쟁 '후끈'>(종합)

  • 등록 2007.12.12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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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마일리지 유효기간제를 도입하기로 하자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대한항공의 유효기간 도입을 일제히 반기는 반면 고객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항공사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유효기간 도입에 대해 경영 압박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항공사들의 '빚'인 마일리지 충당금은 대한항공의 경우 2003년 772억6천만원에서 2005년 1천452억8천만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172억3천만원에서 2005년 375억4천만원으로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10월말 현재 대한항공은 1천886억 마일리지가 누적된 상태며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항공사의 마일리지는 고객이 평생 모아서 쓸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충당금은 앞으로도 급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급기야 대한항공이 먼저 '마일리지 유효기간 5년'이라는 고육지책을 들고 나왔다.

특히 올해 들어 해외 여행 수요가 비수기와 성수기를 가리지 않고 급증해 좌석 부족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마일리지 이용에 대한 논쟁마저 거세게 일고 있어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국제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의 회원사 가운데 평생 마일리지를 채택하고 있는 업체는 대한항공 밖에 없기 때문에 타 항공사들과 마일리지 제휴 및 보너스 항공권 이용 공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계 대부분의 항공사는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5-3년 정도로 두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서로 서비스 경쟁을 벌이면서 마일리지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시한폭탄'처럼 방치해 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처럼 마일리지의 사용 부진이 지속될 경우 10년 후에는 마일리지 수요가 전체 공급석의 10%에 육박해 마일리지 좌석의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마일리지 사용을 촉진하고 안정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유효기간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고객 "우리를 무시한 발상이다" =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유효기간제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고객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평소 대한항공을 애용해 온 김모(34.회사원)씨는 "이런 제도를 도입하려면 먼저 고객 평가단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 수렴을 거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갑작스레 이런 소식을 접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면서 "이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 아이디 'y2kevin'는 "마일리지는 내 자산 아닌가? 그 가치가 어찌 항공사의 자산인가! 처음부터 마일리지 대신 항공료를 낮추었으면 누가 마일리지 내 놓으라고 하겠는가? 유효기간 설정해서 유효기간 지나면 돈으로 돌려 달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pchh69'은 "한번에 많은 돈을 쓰기는 어려우니까 조금씩 마일리지 모아 누적되면 세계여행 한번 하려고 했는데 그 꿈도 날아 가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마일리지 유효기간제에 격분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그동안 마일리지를 적금 모으듯이 적립해 향후 장거리 해외여행을 공짜로 이용하려 했는데 이번 유효기간제 도입으로 그 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이 아닌 일반 승객은 1년에 해외에 나갈 기회가 2-3차례에 그쳐 5년안에 보너스 항공권을 받을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반면 아이디 'hyzzy'는 "포인트 제도 실시하고 있는 다른 회사들도 다 유효기간 있는데 왜 대한항공만 욕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마일리지 유효기간제에 공감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 마일리지 유효기간제 파급효과는 =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제를 선언한 만큼 후발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초부터 이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목에 가시'처럼 여겨졌던 마일리지에 대해 유효기간을 정함으로써 향후 몰아닥칠 경영 압박의 두려움을 털고 한결 편한 마음으로 영업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기간 마일리지를 쌓는 데 주력해 왔던 고객들이 일제히 마일리지를 소모하는 데 주력함에 따라 가뜩이나 부족한 보너스 항공권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항공사와 신용카드사간의 마일리지 제휴 카드를 신청했던 사람들은 다른 업종의 제휴 카드로 갈아 탈 수도 있다. 아니면 제휴 카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해 부족한 항공마일리지를 메우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그동안 특정항공사를 이용하면서 마일리지 누적 혜택을 이용해 왔던 승객들이 더 이상 특정 항공사만 고집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성수기 때는 비수기보다 마일리지를 50% 더 공제하므로 가능하면 좌석 여유가 많은 비수기 때 마일리지를 이용하는게 좋다"면서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항공 여행 뿐 아니라 패키지 관광, 호텔 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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