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후 조금 시작전 오염모래 차단그물막 설치해야"
(태안=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원유 유출사고로 천연기념물 제431호인 원북면의 신두리 모래언덕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사고 유조선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신두리 모래언덕의 20여m 전방까지 밀려와 은빛 모래사장을 시커멓게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신두리 모래언덕 앞 모래사장에서 기름띠에 뒤엉킨 부분은 40-50m 폭으로 3㎞에 달한다.
9일부터 공무원과 주민, 군인, 사회단체, 기업체 직원 및 자원봉사단 등이 나서 썰물시간대를 이용, 신두리 모래언덕 부근의 기름을 흡착포로 걷어내고 기름범벅 모래를 퍼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지만 밀물 때면 다시 기름띠가 모래사장으로 밀려드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기름에 오염된 모래를 완전히 걷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일 후인 15일부터는 만조 수위가 점차 낮아지면서 오염모래가 햇볕에 노출돼 마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오염모래 중 가벼운 것들이 강한 겨울 북서풍을 타고 신두리 모래언덕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신두리 모래언덕과 그 배후습지로서 2002년 사구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두웅습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맹꽁이나 금개구리 등의 생태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두리 모래언덕 보존활동을 펼쳐온 푸른태안21추진협의회 임효상 회장은 "생태계 악영향을 막기 위해서는 오염모래가 신두리 모래언덕으로 날아가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는 2중 그물막을 5일 안에 설치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로 인한 모래언덕 서식생물의 생태계 변화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내년 봄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신두리 모래언덕은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북서풍에 날아온 바닷가 마른 모래가 쌓여 형성됐는데 밀려온 기름띠가 모래사장을 뒤덮는 바람에 바닷가 모래가 바람에 날리지 못하게 된 것도 문제이다.
임 회장은 "나중에 기름이 햇볕에 마르더라도 오염모래 차단 그물막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올 겨울에는 모래언덕에 모래가 쌓이기 어렵다"며 "올 겨울 마른 모래가 많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아카시아 등 생태계 교란우려가 있는 외래식물을 캐냈는데 이번 사고로 캐낸 곳이 썰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두리 모래언덕은 태안반도 서북부의 바닷가를 따라 형성된 길이 3.4㎞, 폭 0.5-1.3㎞의 국내 최대 해안 모래언덕으로 원형이 잘 보전돼 있을 뿐 아니라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무자치, 갯방풍 등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어 200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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