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과 시민단체가 10일 금융감독 당국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상용차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 감리를 요청함에 따라 당국의 특별감리 착수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 삼성重 제기된 의혹은 = 이들은 "삼성중공업이 2003년까지 가공의 선박 등의 진행률채권을 활용해 매출채권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대규모 분식을 한 뒤 분식회계 집단소송제를 앞두고 금융감독 당국의 유예기간(2006년)에 맞춰 분식을 털어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혹의 증거로 감사보고서상 진행률채권 비율이 2003년까지 경쟁업체에 비해 매우 높았다가 2004~2006년에 급격하게 줄어든 점, 매출총이익률도 2000년까지 경쟁업체들에 비해 높았던 점 등을 제시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거제도 앞바다에 배가 없는데도 건조 중인 배가 수십척 있는 것처럼 처리해 2000년에 2조원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예컨대 모 조선소가 2년 인도 조건으로 가격 1만원(예정원가 8천원)인 선박 A의 건조를 수주했고 연내에 계약금액의 30%인 3천원을 중도금으로 받고 내년에 나머지를 받기로 했다고 하자.
연말 선박건조가 50% 진행돼 이 조선소는 재무제표 상에 청구액(3천원)과 진행률채권(2천원)을 매출과 매출채권으로 회계처리하고, 예정원가(전체의 50%인 4천원)를 제한 1천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처리했다.
또 이듬해 매출(수입)은 잔금(7천원)에서 전년 진행률채권(2천원)을 상계한 5천원으로 잡았는데 외환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건조비용이 1만5천원으로 증가해 전년에 반영한 4천원을 빼도 1만1천원이어서 수입을 빼면 6천원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이 조선소는 선박 A의 건조비용(1만1천원) 중에서 당초 예정치인 4천원만 반영한 나머지 7천원은 가공의 선박 B로 넘기고 선박A의 손익을 6천원 손실에서 1천원 이익이 난 것처럼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 금융감독 당국, 시민단체 압박에 뒷걸음질..전망은 =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은 이들의 감리 요청에 대해 "관련 내용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으나 한 발 뒤로 빼는 태도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감리요청을 하면 살아날 기업이 없을 것"이라며 "첨부 자료 등을 보면 재무제표를 분석해 놓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상조 교수는 "선박이 있고 없고를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거제도에서 배의 유무를 확인하면 1주일 안에 판명될 수 있으며 우리가 지적한 근거들은 조선업계의 사업상 특성, 분식 가능성을 추정케 하는 것으로 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주장했다.
현행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르면 회사 및 감사 관계자, 기타 이해관계자 등은 회계처리 및 감사 기준 위반 혐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관련 증빙자료와 함께 실명으로 감리를 요청할 수 있다.
감사조서 보존 기간도 과거 5년에서 8년으로 연장돼 삼일회계가 과거 감사조서를 파기했다고 하더라도 분식을 밝힐 수 있는 감사조서는 어느 정도 보존돼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2003년 참여연대가 현대건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감리를 요청함에 따라 금감원이 특별감리에 착수해 제재조치를 내린 것을 꼽을 수 있다.
감리 착수 여부와 관련해 법률상 분식회계의 공소시효는 3년이지만 금융감독 당국은 과거 어느 때라도 감리를 할 수 있다.
금감원은 2001년 5월 참여연대가 삼일회계법인의 부실감사와 현대건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 요청에 대해 증거가 부실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결국 2003년 재감리 요청을 수용해 감리 절차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분식회계 사실은 밝혀냈으나 2004년 5월 감사조서를 폐기한 삼일회계의 부실감사 의혹에 대해선 알아내지 못했다.
즉 여러 가지 정황 등을 감안해 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감리 착수는 가능하다는 게 시만단체의 주장이다.
다만 삼성중공업이 분식회계 관련 집단소송 유예기간(2006년)에 과거 분식을 해소했다면 2004년 이전에 이뤄진 분식에 대해선 금융감독 당국 차원에서는 제재를 하지 못할 수 있으나 고발 등에 따라 비자금 조성이나 배임죄 등과 연계해선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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