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격랑 속 `풍전등화'의 검찰>

  • 등록 2007.12.10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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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법무장관ㆍ검찰간부까지 `정치검찰' 비난
난국 타개 대책 부심…광풍 지나가기만 기대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검찰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 일각이 `정치 검찰' 운운하며 BBK 수사 결과에 반발해 수사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고, `삼성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 수사와 이어질 특검에 현직 검찰총장 등 검찰 핵심 간부들이 이른바 삼성의 `로비 대상 검사' 명단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직 법무부 장관과 대검 중수부장이 잇따라 검찰을 비판하는 직격탄을 날려 검찰의 사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검찰은 BBK 전 대표인 김경준씨에 대한 검사의 협박ㆍ회유는 절대 없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이를 믿지 않은 채 김씨의 주장에만 기대고 있고,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검찰 수뇌부를 `떡값 검사' 명단에 넣거나 누구누구는 특검으로 부적절하다는 식으로 검찰 조직을 흔들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표정이 역력하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 흔들리는 검찰 = 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임시국회를 열어 김경준 전 BBK 대표를 수사했던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김씨를 기소했던 주임검사인 최재경 특수1부장, 또 김씨를 직접 신문했던 김기동 특수1부부장 등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잠재적 권력에 굴복한 `정치검찰'에 대해 헌법 65조, 국회법 130조와 검찰청법 37조의 규정에 따라 오늘 탄핵소추를 발의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신당 대선후보는 9일 광화문에서 열린 검찰 규탄대회에서 "한 줌도 안되는 정치검찰과 특정 재벌(삼성), 수구부패정당 후보가 결탁해 동맹군을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의 양심만이 이 동맹을 저지할 수 있다. 여기에 무릎을 꿇으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여기에 삼성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소위 `떡값 검사 리스트'에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 포함돼 있다고 폭로하면서 검찰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거론된 이들 검찰 수뇌부는 "절대 아니다"고 강력 부인한 뒤 검찰 수뇌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삼성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전담해 수사할 특별수사ㆍ감찰본부까지 발족하면서 독립적인 수사 의지를 내비쳤으나 정치권은 이를 무시라도 하듯 특검법을 통과시켜 버렸다.
◇ 전직 법무부ㆍ검찰 수뇌부 가세 =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엄지유세지원단장은 9일 규탄대회에서 "참여정부에서 검찰 독립을 보장해준 장관으로서 죄송하다"며 "국민은 검찰 발표를 믿지 않는다. 우리가 이러자고 참여정부를 만들었느냐"라고 말하다 눈물까지 보이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전직 검찰 고위간부도 이번 수사의 문제점을 짚은 글을 신당에 보냈다.
이 전직 간부는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은 이명박이 무엇을 어떻게 투자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발표한 대로 `이 후보가 2000년 2월부터 김씨와 BBKㆍLKe뱅크를 동업하다 2001년 4월경 헤어졌다'면 이 기간의 사업 모델은 무엇이고 각기 제공한 것이 무엇이고 동업하면서 진행한 일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와 맏형 이상은씨가 대주주인 ㈜다스 소유관계에 대해서도 "도곡동 땅 매매대금이 일부 ㈜다스로 흘러들어왔다면 그 이유를 상세하게 밝혀야 하고 나머지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렀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수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사했다는 것은 강제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할 말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전직 간부는 "강자의 법, 강자의 검찰, 관리된 검찰에서 `투항한 검찰'이라는 치욕의 역사를 쓴 것"이라고 꼬집었다.
◇ 검찰 "억울"…광풍 지나가기만 고대 = BBK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김경준씨가 변호사나 정치권 인사를 통해 `검찰이 형량 협상을 제의하며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ㆍ협박했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자 검찰은 이례적으로 이를 조목조목 반박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쳐 제대로 전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의 다른 중견 간부도 "검사 12명과 수사관 등 60여명이 수사에 참여했고 이들의 정치적 성향 등이 모두 다른데 수사팀이 피의자를 회유하고 협박해 수사 결과를 왜곡했다면 당연히 내부에서 먼저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60명이 김씨를 송환하기 전부터 수사팀을 구성해 꼭 한달간 꼬박 밤을 새며 계좌를 추적하고 소환 가능한 모든 참고인을 불러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는데 정치권이 수사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지적하면서도 고작 몇시간 범죄자인 김씨를 면회하고 그의 주장이 금과옥조인양 국민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정치권이 중대범죄로 기소된 피의자의 말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피의자에게 진술을 강요하고 협박했다면 재판정에서 낱낱이 밝혀질 것인데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대선을 의식해 무차별 공세만 벌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 내부는 존립 위기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도도 예상 외로 낮다는 점에 곤혹스러워 하며 `광풍'(狂風)이 잠잠해지기만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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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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