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에서 특강 후 감사패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 "힘든 일이 있어도 실망하지 말고 그 자체를 즐겨보세요. 나중에 그것이 열매를 맺을 겁니다"
가요 '거위의 꿈'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인순이(본명 김인순 세실리아)가 5일 서강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자신의 삶과 꿈에 대해 특강했다.
김씨는 이날 강연에서 혼혈인으로 편견을 견디며 가수로서 성공하기까지 힘들었던 시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담담한 목소리로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김씨는 "어릴 적 처음으로 내가 혼혈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아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휴전상태인 낯선 땅에 와서 엄마를 만났고 결국 내가 태어나게 됐다고 생각하니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어릴 때에는 철없이 행복했지만 점차 주변의 시선은 우리를 다르게 본다는 것을 알게 되자 동생은 힘들어하며 아예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 남아서 끝까지 버텨보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혼혈인으로서 연예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씨의 고수머리는 TV로 방송될 수 없다고 해서 모자를 쓰고 나가기도 했고, 출중한 노래실력에도 불구하고 혼혈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를 대표해 '동경가요제'에 출전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또 최근 연예인의 학력위조와 관련된 잇따른 보도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이 문제가 나만큼은 비켜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도 "이 모든 것이 바로 '나'인 만큼 부정하지 않고 스스로 긍정하면서 살겠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제 인생을 통해 부정적인 말은 저에게 좌절을 주기보다는 항상 오기를 불러일으켰어요.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해준 힘도 '너는 안 될 거야'라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오기였죠."
김씨는 "사실 나는 고3 학생들에게 내가 살아온 얘기를 들려주고, 나도 이만큼 잘 견뎌오고 이겨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힘든 일도 한발 물러서서 보면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겪었거나 겪을 일일 뿐 견디지 못할 힘든 일은 없다. 힘든 것을 즐기라"고 충고했다.
2시간 가량 강연을 마친 김씨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거위의 꿈'을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서강대 교목처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마련한 특강이었으며 강연이 끝난 뒤 손병두 총장이 김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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