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文信.1923~1995)의 예술혼이 불탔던 정해년 끝자락에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 송년 행사가 잇따라 마련돼 눈길을 끈다.
마산시립문신미술관은 오는 10일 오후 6시30분 문신미술관에서 문신 예술의 밤을 갖고 문신의 일대기를 저술한 '文信-노예처럼 작업하고 신처럼 창조하다'(주임환 저)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문신의 최초 일대기인 이 책에는 20여년간 문신예술을 추적한 저자가 정확한 연보와 주변 인물 취재 등을 통해 한편의 영화를 보여주듯 흥미진진하게 기록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마산MBC 정견 기자가 30년간에 걸쳐 영상으로 문신육성과 작업현장, 해외전시 현장 등을 생생하게 기록한 '거장 문신-자연과 생명의 빛'을 주제로 한 문신영상발표기념회도 연다.
올해 마지막 문신 기념행사인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서울 본화랑에서는 문신의 색다른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문신 채화예술의 향연-모세혈관의 합창'을 주제로 한 채화(彩畵)예술 일대기전이 마련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970년부터 1995년 대표채화 50여점과 문신 수채화 '가고파' 원작이 최초로 공개되고 문신 '자화상' 원작이 첫 서울 나들이 길에 오르며 해외순회조각 7점도 특별전시된다.
문신타계 12주기인 올해 문신 예술의 혼은 국내외에서 가장 거세게 불탔던 한해로 기록된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행사는 지난 8월11일 15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바덴바덴 국립오케스트라가 조각가 문신의 예술혼을 기리는 '한국의 영혼 문신-생명.조화.선율의 위대한 열풍'을 주제로 가진 연주회로 지난해 9월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다.
조각가를 위한 음악축제가 잇따라 열린 것은 세계 음악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독일에서는 작곡가 브람스와 슈만의 고장이자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활약했던 바덴바덴에서 한국의 조각가 문신을 기리는 음악회가 정례화된 것은 문화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문신의 고향인 마산시가 주체가 되고 경남도가 인적자원 구성 등에 나서 문신재단을 설립하고 문신선생의 원형미술관 설립을 구체화하는 등 선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문신의 예술세계를 기리고 그의 예술작품을 상품화해 세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지난 10월15일 처음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국회의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지난달 13일과 16일 마산시립문신미술관과 숙명여대 미술대학에서는 프랑스 몽벨리아 국립현대미술관 베르나르 훠실 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심포지엄이 잇따라 개최됐다.
올해 문신예술의 재탄생 중 하나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문신의 작품을 본떠 아트상품으로 개발한 넥타이와 스카프, 의류와 가방, 지갑, 보석작품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훨씬 더 대중적인 인기와 친근감을 갖게 된 점도 주목된다.
이 밖에도 지난 7월24일 문신 선생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그의 손떼가 묻은 작품들이 전시된 미술관에서 문신종합예술축제를 비롯해 지난 8월24일 미술관에서 열린 독일 앙상블 바덴바덴 초청연주회, 미공개 드로잉전 등 30여가지의 국내외 문신예술행사가 봇물처럼 터졌다.
41개국 주한 외국대사 및 가족으로 구성된 주한 외교사절단은 지난 4월14일 문신미술관을 직접 찾아 "원드풀"을 연발하며 좌우대칭의 정제된 아름다운 예술작품에 찬사를 보냈다.
이 여세를 몰아 마산시는 내년부터 문신연구논문 국제공모전과 문신아트 페스티벌, 세계 5대 조각거장전, 문신예술 출판사업, 문신예술의 밤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문신 선생의 미망인이자 문신미술관 명예관장인 최성숙씨는 "올 한해 문신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성원과 참여로 국내외에서 가장 많은 행사를 가진 것 같다"며 "내년에도 문신예술을 세계화하는 기획행사를 내실있고 알차게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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