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측이 4일 충청발(發) 판세변화 가능성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의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으로 충청권의 민심이 술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아래 경계령을 발동하고 나선 것. 특히 이회창 후보 출마 직후 한때 탈당설이 나돌았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이 다시 흔들린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집안단속에도 본격 나선 모양새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권의 표심은 현재 이명박 후보가 절대 또는 상대우위를 보이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회창 후보와 치열한 경합이 진행되고 있는 격전지.
전반적인 지역 여론의 흐름을 보면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오차 범위내에서 앞서지만 이회창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는 등 혼전 양상이다. `심대평 효과'가 예상외로 클 경우 판세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집토끼'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의원 한 명의 탈당이 미치는 심리적 타격이 그만큼 크다는 판단에서 탈당설이 제기되는 홍문표 의원의 `말 갈아타기'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당 원로들이 대거 나서 홍 의원을 설득해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까지 침묵을 지켰던 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탈당설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일축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핵심 당직자는 "홍 의원의 지역구가 이회창 후보의 선영이 있는 곳이라 일시적으로 마음이 흔들렸으나 결국 당을 지키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이회창 후보측이 홍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만큼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명박 대세론'을 충청권에 확산시키기 위해 이 지역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자민련 명예총재와 박근혜 전 대표에게 `SOS'를 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명박 후보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JP는 공개 지지선언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박 전 대표는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 충청권에서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 "충청권이 이회창, 심대평 두 사람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면서 "김학원 최고위원, 강창희 전 최고위원, 김용환 전 자민련 부총재도 있고 김종필 전 총재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JP와 박 전 대표는 물론 강창희 전 최고위원과 이진구(충남 아산) 의원, 전날 입당한 정몽준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7일께 대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충청권 대세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회창-심대평 연대를 집중 공격하고 나선 것도 충청권 사수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명분이 없고, 그의 `의심스런' 과거행적을 알려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전략 또한 같은 연장선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심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것은 좌파정권 교체라는 국민의 뜻을 저버린 잘못된 선택이자 다음 총선에서 옛 자민련을 재현해 보려는 개인적 욕심에 불과하다"면서 "두 사람이 끝까지 이명박 후보와 경쟁한다면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도와주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 남모르게 대선 출마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고, `차떼기'가 모두 자기 책임이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랫사람들만 감옥에 보냈다"면서 "BBK 한 방만 믿고 새치기 하기 위해 탈당을 했고, 두 번의 대선 패배에도 대선에서 지자마자 자식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강남에 집을 넓혀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 볼모로 잡혀 있다'는 망언까지 했는데 원칙의 정치인인 박 전 대표에게 추파를 던지는 비신사적인 행위는 이회창의 원칙이 반칙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줄 뿐"이라면서 "한나라당을 이간시키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빼가려는 `삐끼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BBK의혹이 해소되면 `이명박=불안한 후보'라는 말이 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제 이회창 후보가 사퇴할 때"라며 자진사퇴를 압박했고, 장 일 부대변인은 "이회창씨가 대선에서 패배하고 정계를 떠나고 나면 심대평씨는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보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ims@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