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수사ㆍ수사권 소멸' 논란 속 기초공사 지속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임주영 기자 = 4일 국무회의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이 심의ㆍ의결됨에 따라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부터 특검 수사가 시작된다.
특검은 `삼성그룹의 모든 의혹'을 조사하는데다 대표 재벌인 삼성과 엘리트 권력층 간의 부패고리를 파헤친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라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한편으로 철저히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과, 다른 한편으로는 `이중수사'ㆍ`수사권 소멸' 의견이 제기되는 와중에서 제한된 기간에 효율적 수사로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하는 고민을 떠안고 있다.
우선 검찰총장의 지휘도 받지 않는 독립적인 특별수사ㆍ감찰본부까지 꾸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고발인과 핵심 참고인 수십명을 출국금지하고 삼성증권 등에서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한달여간 수사한 뒤 `보따리'를 통째로 특검에 넘겨줘야 한다.
압수수색을 통해 `알짜' 증거물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올렸지만 핵심 참고인을 소환조사할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특검 출범 때까지 수사 추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 고민하는 검찰…특검 전 `제한적 행보' 예상 = 김수남 특본 차장검사는 최근 브리핑에서 언론에 특별한 당부를 했다.
"수사 내용이 공표되고 외부에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향후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현재 검찰 수사가 특검에 넘기는 수사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특검의 원활한 수사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사자들에게는 증거 인멸할 기회도 주는 셈이니까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것처럼 `사건을 키우지 말라'는 부탁인 셈이다.
그만큼 특검 출범을 앞두고 검찰 수사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장검사는 4일에도 "지금까지 말씀드린 원칙에 큰 변함이 없다"면서도 "어쨌든 특검법이 무산되기를 내심 기대했는데 의결된 이상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특검법은 검사의 사물관할을 정하는 법이다. 이는 삼성 사건이 검찰의 관할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어디까지 수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확립된 견해는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고발인인 참여연대ㆍ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최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 등은 "특검 도입을 빌미로 철저히 수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강도 높게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사례가 몇 번 있었다.
2003년 2월 `대북 비밀 송금' 의혹으로 특검 도입을 논의할 때 검찰이 수사를 유보, 한달여 뒤 특검 도입 후 본격 수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7명이 수사 유보에 항의하는 의미로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는 각하하면서 "헌소는 수사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것인데 특검 수사 뒤 기소가 됐으므로 청구인들의 목적은 달성됐다"고 밝혔다.
같은 해 12월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때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특검이 넘겨 받았지만 검찰은 "검찰이나 특검이나 모두 죄짓는 사람을 벌주자는 것이니까 도와줄 수 있다"며 수사를 계속했다.
◇ 특검은 어떻게 진행되나 = 특검법은 법무부 장관의 부서와 노무현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법이 발효되면 대통령은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아 특검을 임명하며 준비기간(최장 20일)을 감안할 경우 빠르면 대선이 끝난 후인 12월말 늦어도 내년 1월초부터 특검 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역대 7번째 특검인 `삼성 비자금 특검'은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 및 로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상속 등 삼성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망라하고 있다.
수사대상은 우선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발행,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발행, 증거조작, 증거인멸교사 등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상속 의혹과 관련된 사건이다.
여기에다 ▲97년부터 현재까지 삼성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및 지시 주체, 조성 방법과 규모 및 사용처 ▲2002년 대선자금 및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 등 포괄적 뇌물제공 의혹도 포함됐다.
이밖에 ▲삼성그룹이 비자금 노출을 막기 위해 전.현직 임직원의 은행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는 의혹 ▲이들 사건들과 관련한 진정.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포함됐다.
특별검사 임명에는 국회의장의 특별검사 임명 요청(2일), 대통령의 후보자 추천 서면의뢰(3일), 변협의 3인 추천(7일), 대통령의 임명(3일) 등 최장 15일이 소요된다.
특별검사는 임명장을 받으면 20일간 준비기간을 갖는다. 이 때 사무실을 물색하고 3인의 특별검사보와 3인의 파견검사, 40인 이내 특별수사관, 50인의 파견공무원을 확보할 수 있다.
특별검사는 고등검사장, 특별검사보는 검사장의 예우를 받는다.
특검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1월10일께는 본격수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기간은 60일이다. 그러나 1차 30일, 2차 15일 이내에서 두 차례 수사기간 연장이 가능해 최장 105일의 수사를 벌일 수 있다. 수사 완료 전 1차에 한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
법원은 특별검사가 기소한 사건의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데 1심은 3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2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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