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文, 李-沈 단일화 급물살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심인성 기자 = BBK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선정국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과 보수진영 양쪽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범여권은 현재의 열세국면을 어떤 식으로든 반전시켜보려는 `뒤집기' 카드로 단일화 협상에 재시동을 걸고 있는 반면 보수진영은 초반 우위구도를 확실히 다져놓으려는 `굳히기' 차원에서 단일화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먼저 범여권 대선후보군 내부의 `합종연횡'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BBK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는 현재의 대선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판세 반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속력을 내고 있다.
양측은 당 공식채널은 물론 중진급을 중심으로 한 비공식 채널을 풀가동하며 정책연대 또는 연립정부(연정)를 명분으로 단일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당 원혜영 이계안 이미경 우원식 의원 등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해온 의원들이 30일 오찬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모바일 여론조사의 수용여부와 TV 토론횟수를 놓고 양측간 실무협상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등록전 단일화 협상이 무산됐던 양측이 이처럼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현단계에서 후보단일화 말고는 더이상의 국면전환 카드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판세의 분수령이 될 BBK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단일화의 틀거리를 만들어놔야 반전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BBK 의혹 수사결과 발표를 앞둔 지금 민주평화개혁세력의 결집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하고 "내주초면 협상이 급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문후보측 핵심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의 기조에 변화가 없어서 단일화 논의가 불투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초침이 급박하게 돌아가니까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 내에서는 독자노선을 고수하자는 강경파와 단일화 협상에 응하자는 온건파 주장이 대립하고 있으나 시민사회원로와 범여권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가 거센데다 현실적으로 재정적 압박도 받고 있어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진영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급진전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이 이미 지난 주 극비리에 만나 큰 틀의 단일화 문제에 합의했고 현재 내년 총선 지분 문제 등을 논의중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핵심측근은 "이 후보와 심 후보가 지난주 만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후속조치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며, 이르면 다음주에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이른바 `BBK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 발표가 있기 전에 두 후보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인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 이 후보 지원유세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경우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우파.보수진영의 결집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 후보가 "지금은 누구를 선택할 단계가 아니다"며 외견상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실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양측이 세부협상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 및 양당 지분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을 경우 합의는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 후보는 앞서 이회창 후보, 박근혜 전 대표, 고 건 전 국무총리 등에 이른바 `4자 연대'를 제안한 바 있으나 여전히 구애를 하고 있는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사실상 거절, 무산된 바 있다.
이명박 후보는 또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가 오는 5일께 발표될 검찰수사를 통해 BBK 의혹을 털고 `이명박 대세론'을 이어갈 경우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이 경우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서는 다자구도의 현 대선구도가 사실상 양자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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