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기반 충돌..'제로 섬' 게임 양상 흡사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의원간 경쟁이 한나라당 이명박, 무소속 이회창 후보간 대결양상과 유사한 국면으로 점점 치닫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힐러리와 오바마는 진보성향 지지자들을 뿌리에 두고 있고, 이명박(李) 이회창(昌) 후보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등에 업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서로 지지기반이 겹쳐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고선 표를 가져올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적지 않다.
같은 파이를 놓고 한쪽이 많이 차지하면 다른 쪽은 작은 것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이른바 '제로 섬' 게임 양상인 셈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조지 부시 공화당 정부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야당인 민주당의 두 유력주자가 대선고지를 차지할 호기를 잡고 있고, 한국은 보수성향의 두 후보가 여론조사 1,2위를 달려 유리한 국면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특히 여론조사 수위를 달려온 힐러리 의원과 이명박 후보가 당내외의 집중 견제와 공격을 받고 있고, 특히 오바마와 이회창 후보측의 강도높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오바마는 "힐러리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공화당과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로부터 '집나간 어른' '이회창씨'로 취급받아온 이 후보는 출정식에서 "노무현 후보에 속아 지난 5년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가. 한나라당 후보(이명박)에 속아 다시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이회창 후보는 "거짓말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며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자기 배만 채우면 된다는 사고에 빠진 후보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도, 나라를 바로 세울 수도 없다"고 이명박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이런 비판론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속단키 어려운 상황이다.
선두를 유지해온 힐러리 의원은 "유권자들 표만 의식, 주요 이슈에 대해 소신없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오바마측의 집중 공격으로 지지율이 빠지고 있으나,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될 경우 이명박 후보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현재 힐러리 의원은 전국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오바마를 최소한 10% 이상 앞서고 있으나 내년 대선구도를 가늠할 풍향계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이미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구 조그비가 지난 21-26일 실시,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루돌프 줄리아니, 미트 롬니, 프레드 톰슨, 마이크 허커비 등 공화당 주자 5명 모두에게 지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지 하루만에 CNN은 "지난 9월만 해도 힐러리와 오마바 지지도는 23% 차이였으나 지금은 불과 14%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이 지난 20일 야후뉴스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늘 당장 투표할 경우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 힐러리가 48%, 오바마가 22%를 기록하긴 했으나 호감도 면에서는 오바마가 훨씬 앞섰다.
설상가상으로 ABC와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4-18일 아이오와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30%의 지지를 얻어 26%의 힐러리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오차 범위내이긴 하지만 느긋한 태도를 보여온 힐러리 캠프는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말 필라델피아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를 계기로 민주, 공화당 후보들의 공세가 힐러리에게 집중되고 있는데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다른 후보들을 공격하지 않고, 미국이 앞으로 맞게될 국가적 과제를 논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공언해온 힐러리 캠프측은 다급해졌다.
오바마의 경륜 부족을 집중 거론해온 힐러리측이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구사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CNN은 "힐러리와 오마바 진영이 대선자금 모금, 외교정책과 관련한 경험론, 의료보장체제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면서 "두 진영간 대결이 점점 격렬해지고 추잡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치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혼전 국면을 보이는 한미 양국의 대선 구도가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양국의 유권자들은 지대한 관심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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