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합당 무산"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는 23일 민주당과의 합당 및 단일화가 무산된데 대해 "발 밑을 내려보면 엄중하다. 천길 낭떠러지 앞에 있는 느낌"이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 후보는 이날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마련된 열린평화포럼 초청 공개세미나에 참석, 이 같이 밝힌 뒤 "역사의 엄중함 속에서 큰 틀에서 민주평화개혁세력을 담아 아무 조건 없이 합당과 단일화에 합의했던 것"이라며 통합 추진의 진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치는 이해관계의 세계"라면서 "말로는 12월19일에 모든 것을 다 던진다고 하지만 12월19일에도 정치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정치적 이해관계 앞에 합당이 무산됐다. 안타까운 일"이라며 당내의 대선 패배주의와 총선 기득권에 연연하는 분위기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노력할 생각"이라며 "노력과 정성을 다 하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당하기에 벅찬 소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미약한 개인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게 된다"고 몸을 낮춘 뒤 예수의 제자였던 베드로가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해 포기하려던 순간, 믿음으로 다시 그물을 내려 `만선'의 기쁨을 누렸던 성경 구절을 인용, "다시 한번 신념과 확신을 갖고 민심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국민의 정부 5년, 참여정부 5년은 어르신들과 이름없는 평범한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마치 정치하는 사람들이 똑똑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오만하고 교만했다는 점을 반성한다"며 "위로부터 아래까지 그랬다. 그 점에서 차가운 민심에 직면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좀 더 소통했더라면,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름없는 사람의 피와 땀으로 만든 것이라는 자세로 왔더라면 지금 상황은 이렇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인 뒤 "지금부터라도 겸손하겠다. 다시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면 정말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국민의 가슴 속에 `확 바꿨으면 좋겠다'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이명박, 이회창 후보로 바꾸기에는 너무나 엄중한 상황"이라며 "미래로 가는 변화여야 한다. 부메랑이 되는, 발등을 찍게 되는 선택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보수 진영 두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간절하면 마음이 하늘에 닿는다는 말을 믿는다"며 "지난 10년을 매도하는 과거 세력과 잃어버린 50년으로부터 새로운 10년을 되찾았다고 믿는 민주개혁진영의 한 판 대결에 참으로 미약한 제가 대표기수로 섰다. 힘을 모아 새로운 열매를 맺는 10년을 열어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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