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SK네트웍스가 외제차를 수입, 10% 가량 가격을 낮춰 판매키로 함에 따라 가격 인하를 중심으로 한 국내 수입차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22일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도요타 등 5개 브랜드의 10개 모델을 직수입 판매키로 했으며, 그 가격은 국내 수입차에 비해 최소 6%, 최대 17% 싸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의 외제차 직수입 판매는 향후 수입차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경쟁, 서비스 경쟁, 수입차 시장 확대 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수입차시장 확대되나 = SK네트웍스가 이번에 들여오기로 한 차량은 대부분 프리미엄급 차량들이다. 가격면에서 1억원 안팎의 모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통상 고가 수입차 시장의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SK네트웍스의 이번 진출은 수입차시장의 획기적인 규모 확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는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기존에 진출해있는 수입차 업체들과 SK네트웍스와의 치열한 '파이 싸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정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SK네트웍스는 '가격'을 앞세워서, 기존 수입차 업체들은 서비스 등을 내세워서 치열한 진검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가차에 대한 잠재수요와 함께 10% 이상의 가격 인하 효과를 감안할 때 일정부분 수입차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의 수입차 등록대수는 4만3천4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2천947대)에 비해 32% 늘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차에 대한 인식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데다 수입차를 구입할 만한 경제력을 갖춘 소비자가 점차 늘추고 있다는 점에서 SK네트웍스의 가격인하는 '새 수요 창출'을 이끌 수도 있다.
특히 SK네트웍스가 도요타 캠리를 직수입하기로 한 점은 수입차 시장의 팽창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
캠리의 경우 도요타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데다, '도요타 브랜드'의 한국 진출을 가정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 가격인하 경쟁 가속화될 듯 = SK네트웍스가 이날 수입차 직수입 판매를 공식 선언하기 이전부터 국내 수입차업계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가격 인하 움직임이 꾸준히 있어왔다.
SK네트웍스의 수입차 직수입 판매를 의식한 탓인지, 확대되는 수입차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인지 각 수입차 업체는 올들어 새 차를 선보이면서 낮아진 가격을 제시했다.
BMW코리아는 528i를 기존 525i에 비해 1천900만원 낮아진 6천750만원에 내놓으면서 수입차 가격인하 경쟁의 불씨를 지폈으며, 이후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사브 등도 이에 가세했다.
폴크스바겐은 일부 사양을 변경하면서 골프와 제타의 가격을 각각 500만원, 300만원 인하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뉴 C200K를 기존보다 1천50만원 낮아진 가격으로 출시했다.
또한 한국도요타도 기존 렉서스 GS430에 비해 배기량 및 성능 등이 향상된 GS460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8천130만원으로 유지, 사실상 가격인하를 단행했으며, 사브 9-3 역시 905만원이 인하됐다.
따라서 SK네트웍스의 직수입 판매는 수입차 업체들로 하여금 가격 인하 경쟁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가 제시한 가격은 현재 수입차 업체들의 차량가보다 6-17% 싼 것이다. 이는 수입차 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옵션을 장착했을 경우로, 이런 옵션을 뺄 경우 차값은 더 싸진다.
SK네트웍스가 소비자들에게 옵션의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소비자가 각 모델의 최하위 트림을 선택할 경우 차량가는 국내에서 접할 수 있었던 가격보다 최하 11%, 최고 24% 싸지게 된다.
그동안 '수입차=명품'이라는 인식 아래 수입차 업체들이 고가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차 가격에 대한 의문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 SK네트웍스가 뛰어든 셈이다.
물론 수입차 업체들은 이에 대해 "항상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혹독한 시장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진을 줄이더라도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 "문제는 서비스" = SK네트웍스의 이번 진출에 대해 수입차 업체들은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즉 가격 측면만 놓고 봤을 때 소비자들은 싼 값에 차를 구입할 수 있어 당장은 이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전,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결코 이익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는 SK네트웍스가 병행수입을 하는데 따른 것이다. 본사 공장에서 직접 차를 받아오는 게 아니라, 해외 현지 딜러들로부터 차량을 공급해오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가치는 품질 및 가격만으로 설정되는 게 아니라, AS 등 종합 서비스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병행수입업체가 갖는 순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AS, 리콜 등 안전 및 환경과 관련한 문제를 감안할 때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익이 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차량은 전자장치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전자장치가 탑재돼 있는 만큼, 단순한 자동차 정비기술 만으로 AS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본사와의 정비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다.
가령 자동차 열쇠만 해도 최첨단 전자제품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열쇠를 잃어버렸을 경우 SK네트웍스를 통해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는 이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수입차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14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데 이어 복합 정비공장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수입차 업체들은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정된 서비스센터에서 차량을 고치도록 하고 있으나, SK네트웍스는 전국적인 스피드메이트 네크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동시에 그동안 수입차 딜러로 활동하면서 충분한 정비 기술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현재 수입차 업체들은 차량 판매 뿐아니라 서비스센터 운영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진출은 단순히 차량 가격 뿐아니라 정비 가격 역시 획기적으로 낮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SK네트웍스측 설명이다.
또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들여오는 차는 한국의 각종 안전 및 환경 기준에 맞춰 제작된 차량들"이라며 "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은 이 같은 한국 실정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병행수입의 부작용으로 미국과 유럽의 병행수입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 위주의 병행수입만이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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