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 들어 25조원 이상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외국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물량을 쏟아내고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받아내면서 주가지수 버팀목 역할을 했으나 이같은 `힘의 균형'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세가 둔화돼 외국인 매도물량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급이 악화되면 주가지수의 추가 하락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외국인 韓증시서 25조원 이상 순매도 = 20일 금융감독원이 결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10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9조6천202억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19조8천52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으나 코스닥시장에선 2천327억원 순매수했다.
또 증권선물거래소가 체결 기준으로 11월 중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매 규모를 집계한 결과 외국인은 11월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조7천874억원, 2천540억원 순매도했다.
따라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2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25조6천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로 몰려와 주가 상승을 이끈 '뮤추얼펀드' 등 미국과 영국 국적의 자금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17조원 이상 이탈했다.
미국과 영국 국적의 자금이 각각 10조2천885억원, 6조7천377억원 빠져나갔다.
장기 투자자인 뮤추얼펀드 등이 주류인 미국계 자금은 200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가 올 들어 지수가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차익실현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해외 금융기관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강화됐다.
◇ 주식형펀드가 외인 매물 '흡수' = '펀드' 열풍으로 가계 자금을 빠르게 흡수한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하면서 시장 급락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올 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은 POSCO(5조6천억원)를 비롯해 삼성증권, LG, 삼성전자, SK, 두산중공업, 현대차, LG전자 등의 수출주와 대형 중국관련주를 주로 내다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 중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투신권)은 올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천억원 가량 순매수하면서 외국인이 내놓은 POSCO, LG전자, LG필립스LCD, LG, 삼성증권 등의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주식형펀드들이 외국인 매도 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해줌으로써, 외국인이 여유있게 차익을 실현하고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 외인매도 지속시 주가하락.주식형펀드 손실 = 시장 전문가들은 점차 외국인 매도 물량이 많아지는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 강도가 약화하고 있어 연기금 등의 기타 기관투자가가 소방수 역할로 나서지 않으면 주가의 하락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성장형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이 -9.65%를 기록 중이다.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1A클래스'(-11.75%),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2(CLASS-A)'(-10.98%),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 1(C-A)'(-10.79%) 등의 주요 대형 성장형 펀드들이 이달 들어서만 10% 이상의 손실을 내고 있다.
또 16일 기준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102조5천164억원으로 전날보다 4천691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58조4천285억원으로 전날보다 2천578억원 늘어나는 등 아직까지는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33% 수준으로 신흥시장 평균(약 25%)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은 좀 더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수 고점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큰 데다 서브 프라임 사태가 제기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다소 거칠어졌다"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성장성 높은 다른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큰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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