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증거와 명단공개가 진실규명의 첫걸음이다

  • 등록 2007.11.14 16:59:00
크게보기



(서울=연합뉴스)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제기사건 수사를 놓고 검찰이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 수사의 시동을 걸었으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를 `떡값 검사'로 지목하고,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을 발의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가 된 셈이다. 더구나 고발인조차 검찰의 소환조사에 불응키로 방침을 정해,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게 됐으니 참으로 딱해 보인다. 검찰의 수사의지가 명확하지 않고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도 보장되지 않았다는게 소환불응 이유다. 고발인들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금품로비 대상자로 지목된 대검 중수부장을 수사라인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를 불과 수 일 남긴 상황에서 당장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쩌다 검찰이 이 지경으로 몰렸는지 생각해 보면 자초한 면이 크다 하겠다. 검찰총장 내정자까지 떡값수수 의혹의 대상이 돼 인사청문회에서 사퇴요구를 받은 상황에서 보면 사실여부를 떠나 검사들의 평소 몸가짐과 처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터무니 없는 의혹으로 받아 들이거나 반신반의 하기 보다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사회여론의 무게가 실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검찰이 평소 수사의 독립성이나 인권옹호 등 여러 방면에서 대국민 신뢰를 구축해 놓았다면 이렇게 까지 당할까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임채진 내정자의 평소 주변관리 태도나 처신을 몰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세상인심이 김 변호사의 의혹제기에 의혹을 갖지 않으니 하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은들 곧이곧대로 믿지않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지만 제살을 깎는다는 각오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의 실체를 규명하는 수 밖에 없다.





진실규명을 위한 검찰수사의 출발점은 무엇보다도 김 변호사의 진술과 증거자료 공개다. 검찰조사에 응하지도, 증거의 제출이나 공개없이 의혹만 제기하는것 만으로는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지 알 길이 없다. 진정 자신의 주장대로 거악을 척결하고 재벌에 의한 금품로비로 혼탁해진 법조를 바로 잡기위한 것이라면 철저한 수사를 위한 증거와 내용을 공개 하거나 검찰에 제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40여명이라고 밝힌 `떡값 검사'의 명단을 그대로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만신창이가 된,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을 위한 마지막 배려일 수도 있다.



성공적인 수사의 관건이 증거에 있음은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가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을 터이다. 그렇지 않고서 사제단 뒤에서 몸을 가린채 안개만 피운다면 다른 의도를 가진 여론몰이로 볼 수밖에 없다. 벌써 이번 사건이 정치적 쟁점화 하면서 일부 정치권의 대선전략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삼성비자금 문제가 진실 규명없이 대선전략으로만 이용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검 이전에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순서다. 사제단도 어느쪽이 진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순리인지를 지혜롭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

(끝)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