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경제성장, 대중적 인기, 후계자 부재 등 요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일부 신흥개도국 정상들이 최근 수년간의 높은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잇따라 3선 연임을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 남아공,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고, "이는 평화적인 정권 교체라는 민주주의의 주요 원칙 가운데 하나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신문은 아르헨티나의 유명 정치분석가인 호세 나탄손의 견해를 인용, "이들 신흥개도국에서 나타나는 집권 연장 시도는 높은 경제성장세와 이를 통한 대중적 인기,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사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6.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후계자를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 뒤 자신은 실세 총리로 군림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아공도 지난해 5%의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타보 음베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49%를 기록하고 있다. 강력한 후계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음베키 대통령 집권 연장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도 최근 "집권당이 유력한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결속하지 않으면 3선에 도전할 수 있다"면서 3선 연임 시도설을 내비쳤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6.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우리베 대통령의 지지도는 현재 66% 수준이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주도 아래 대통령 임기 제한 철폐 개헌을 통해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집권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경우다. 의회를 통과한 개헌안이 다음달 초 국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인 가운데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재 야권과 학생들의 강력한 반대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0.3%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며, 차베스 대통령이 의회를 사실상 완전 장악하고 있어 개헌안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달 초 조사에서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9%로 나왔다.
지난달 말 실시된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 부인이 승리한 아르헨티나도 집권 연장에 성공한 경우에 속한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현 대통령은 집권 이후 4년간 8~9%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한 여세를 몰아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을 집권당 후보로 내세워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거두었다.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지지율은 71%로 나타났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을 본떠 제헌의회 구성을 통한 개헌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자치권 확대 요구와 야권의 강력한 반발로 아직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 경제는 지난해 4.5%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7%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신문은 브라질에서도 최근 정치권 내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3선 시도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신흥개도국에서 경제성장과 대중적 인기의 상승작용에 따른 집권 연장 시도설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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