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내주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인 BBK 주가조작 사건의 김경준 씨가 민사사건 담당 변호사와의 계약을 돌연 해지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의 민사사건을 담당해오던 심원섭 변호사는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이제 더이상 김경준 씨의 법률 대리인이 아니다"며 김 씨와의 계약 종료 사실을 분명히 한 뒤 "김 씨가 후임 변호사를 선임했는 지의 여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베벌리힐스의 로펌 `심 & 박' 소속으로 활동하던 심 변호사는 그동안 김 씨로부터 수임받아 ㈜다스(전 대부기공)와 옵셔널벤처스 측이 제기한 민사소송을 담당해왔다.
김 씨는 ㈜다스와의 소송에서 지난 8월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으나 옵셔널벤처스가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아 오는 21일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심 변호사와의 계약을 끝낸 이유를 놓고 온갖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씨가 다음주 한국으로 송환될 경우 21일 재판은 변호인만 출석한 채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기에 그동안 소송의 전후 사정을 꿰뚫고 있는 심 변호사를 제외시킨 이유가 의문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부에서는 그동안 김 씨측이 옵셔널벤처스와의 소송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해온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변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연방법원은 지난 1일 김경준 씨의 압류 재산 2천600만 달러 가운데 40만 달러를 해제한다고 공시했고 이 돈은 김 씨 사건을 맡은 변호사 비용으로 충당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거의 모든 재산이 묶인 상태여서 높은 수임료의 변호사와 계약을 유지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
즉,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김 씨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판사의 결심만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전후 사정을 꿰고 있지만 수임료가 비싼 변호인을 굳이 유지시킬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풀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옵셔널벤처스 소송건이 압류된 김씨 재산의 압류 여부 등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고 김 씨 자신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다른 유능한 변호인을 선택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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