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제17대 대선이 이제 40일밖에 남지 않았다. 12월19일 대선에 출마하려면 오는 25~26일 이틀 간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후보 등록까지 16일 남은 셈이다. 그러나 대선 정국은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선거가 공정한 룰에 따라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제 원칙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고 변칙과 혼돈으로 점철되고 있어 그야말로 야바위 굿판을 보는 느낌이다. 대선을 치를 때마다 정치가 순(順)방향으로 발전, 향상되는 게 아니라 역(逆)방향으로 악화, 퇴보하고 있다. 정당정치와 정책 대결이라는 선거의 기본 원칙과 후보 경선의 정도마저 무너져 정치권 일각의 주장처럼 마치 '도박판'을 보는 듯하다.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국민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깊은 내분에 빠져 있다. 통상 한 정당의 대선 후보가 국민 지지율 40~50%선을 오가면 당은 그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정권 교체를 위해 매진하는 게 상례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명박 후보가 40%대를 웃도는 지지율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이회창 전 총재가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변이 일어나는가 하면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소동 속에서도 침목으로 일관하는 등 당 내분이 예사롭지 않다. 이와 함께 대선 정국은 탈당과 합종연횡, 변칙과 번복, 네거티브 선거와 후보 흠집 잡기, 지역구도 재현 등으로 진흙탕을 방불케 하고 있다. 대선 판이 국민적 축제로 승화하기는커녕 혼란의 한마당으로 변질되고 있다. 새 시대, 새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의 희망과는 달리 한물 간 정치인과 정상배들이 때라도 만난 양 여의도와 선거판을 기웃거리고 있다.
국회의원을 141명이나 거느린 통합신당은 원내 제1당이면서도 역할과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정상적인 정당정치의 틀 속에서 대선을 치른다면 여당 대통령 후보는 단일 후보로 집권당과 현직 대통령의 후광을 얻고 정국의 정점에 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통합신당은 집권당도 아니고 현직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도 끊어진 희한한 관계다.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국민 지지율 20% 선을 넘지 못한 채 3위로 고전하고 있다. 범여권에는 때 아닌 후보 단일화 논쟁이 한창이다. 그동안 통합신당 후보를 뽑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변칙과 우여곡절 끝에 후보를 선출했는데 다시 단일화로 후보를 재조정한다니 국민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대선 정국 어느 곳을 둘러봐도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주인인데도 제 정당이나 일부 후보는 국민의 꿈이나 기대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이 뭐라 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정치판이 이래서는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 그렇다면 국민이라도 정신을 차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이제는 정도와 원칙을 지키며 변절이나 변신하지 않고, 국민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는 지도자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는가. 비록 대선 판이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지고 대선 구도가 엉망진창이지만 국민이라도 항상 깨어 있어 이번 만큼은 옥석을 가려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구태 정치를 바꾸기 위해 기댈 곳은 이제 국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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