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베네딕토16세, 이슬람에 화해 손길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이슬람 주요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 사이 역사적 만남이 이뤄지면서 두 종교간 향후 관계 개선의 추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슬람교에 대한 과격발언으로 인해 이슬람 사회의 공분을 산 교황이 최근 이슬람교와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나서는 등 최근 본격적인 화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P 및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6일 바티칸시티 교황청 서재에서 약 30분 가량 이뤄진 베네딕토 16세와 압둘라 국왕과의 면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교황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황은 면담에 앞서 압둘라 국왕의 두 손을 잡으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도 보였다.
교황과 압둘라 국왕과의 만남은 현직 교황과 사우디 국왕 사이에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압둘라 국왕은 이번 방문 과정에서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창 국무장관과도 개별적인 면담을 나눴다.
지난해 9월 이슬람이 폭력으로 얼룩진 비이성적 종교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슬람권의 공분을 샀던 베네딕토 교황은 지난해 11월 터키 이스탄불의 한 이슬람성당에서 이뤄진 기도의식에 참여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이슬람과의 대화를 위한 바티칸 위원회를 복원하고 장-루이 토란 추기경을 위원장에 임명하는 수순도 밟았다.
사우디 영자지 아랍뉴스에 따르면 이번 교황과 사우디 국왕간 면담은 앞서 138명의 이슬람 성직자들과 지식인들이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이슬람과 가톨릭간 상호 이해와 존중을 촉구한 뒤 이뤄졌다.
교황청에 정통한 이탈리아의 한 여성 분석가는 "교황은 정치적인 면에서 보수적 우파에 속한다"며 "그러나 교황은 이라크전에 분명히 반대하고 있고, 이번 회담은 분명히 상호 의미있는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교가 이슬람교에 내민 교류와 화해의 주요한 손길은 지난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5년 `비그리스도교에 대한 선언'에서 이슬람교에 대해 "이슬람교는 예언자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며, 교회 역시 이슬람교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1985년 이슬람권에 속하는 모로코를 방문, 이슬람 국왕으로는 처음으로 하산 국왕과 면담했으며, 1996년에는 튀니지아를 방문했다.
또 2001년에는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이슬람 성당에서 기도의식을 가짐으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 성당에서 종교의식을 거행한 교황이 됐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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