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쿠르드 위기 미국이 해결할까>

  • 등록 2007.11.02 2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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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방문 이어 5일 美-터키 정상회담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미국과 터키가 터키-쿠르드 무력 충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일부터 잇따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날 터키에 도착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터키의 압둘라 귤 대통령과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 알리 바바잔 외무장관 등과 연쇄 회담을 갖고 3일에는 이스탄불로 날아가 이라크 주변국 외무장관들과 만난다.

이어 오는 5일에는 에르도안 총리가 워싱턴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3차례에 걸친 고위급 회담의 의제는 단연 터키-쿠르드 위기다.

미국의 목표는 무엇보다 의회로부터 이라크 월경작전 승인까지 받아놓은 터키 군의 대규모 군사 행동을 자제시키는 일이다.

라이스 장관은 터키 방문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은 테러집단으로, "터키, 미국, 이라크 공동의 적"이라고 표현하고 PKK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라이스 장관은 동시에 "이라크 북부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터키의 이해에 부합되지 않을 뿐더러 미국이나 이라크의 이득도 될 수 없다"면서 터키의 대규모 군사행동에 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으로선 PKK 테러 저지에 최대한 협력할테니 국경을 넘어 이라크 정정을 불안하게 하지는 말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효과적인 대응'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물론 향후 협상의 진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최종 결정은 에르도안 총리-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통들은 라이스 장관이 단기적으로는 미군이 터키-이라크 국경지대에서 확보한 PKK 게릴라 기지의 위치 등 군사 정보를 터키에 제공하는 수준에서 터키 정부와 협상을 벌여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터키 동부 산악 지역은 물론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PKK 위치가 포착될 경우 테러를 위한 게릴라들의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터키 정부가 추진 중인 PKK와 그 지원 세력에 대한 경제제재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에서 그 규모나 파급 효과 등을 논의한 뒤 이에 동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미국은 최근 터키에서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모종의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리서치센터가 세계 4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터키 국민의 83%는 미국에 대해 비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우호적인 국민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미국 하원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아르메니아에서 집단 학살을 자행한 것을 인정하는 결의안을 가결하고, 미 정부가 PKK 소탕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중동 군사 정책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내에서 맹방으로 분류되는 터키 국민의 이 같은 감정에 미국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를 무마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스 장관이 터키 방문 전부터 "양국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관계"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터키 민심 달래기'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터키-이라크 국경에 10만명의 병력을 전진 배치시킨 채 금방이라도 국경을 넘을 것 같은 강경 태도를 보이는 터키 정부도 외교적 해결로 사태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터키 정부 역시 PKK와의 대규모 무력 충돌이 터키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군부와 국민의 압박을 최대한 수용하는 선에서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지켜나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따라서 터키 정부는 월경 작전 승인과 경제제재라는 두가지 무기를 손에 든 채 미국과 이라크를 최대한 PKK 소탕에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fai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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