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각) 3% 이상 급락해 유가 폭등이 정점을 찍은 것인지, 아니면 추가 상승을 향한 숨고르기 중인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3.15달러(3.4%) 떨어진 배럴당 90.38달러에 거래를 마쳐 5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전날 배럴당 93달러로 넘었던 WTI는 이날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는 추가로 떨어져 배럴당 89달러 선에 거래되며 9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03달러(3.4%) 떨어진 배럴당 87.29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유가는 그동안 유가 강세를 점쳐왔던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때가 됐다고 밝힌 가운데 급락했다.
지난 7월 유가가 배럴당 95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던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계속 상승해 몇주안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여기를 정점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차익을 실현하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장기적으로 유가의 강세 전망은 여전하지만 단기적인 상승 여력이 있는 지에는 점차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면서 2008년 1.4분기 말 유가를 배럴당 80달러선으로 보는 하향 압력이 점차 힘을 얻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005년 수요 증가 속에 유가가 향후 몇년안에 배럴당 105달러에 달할 수 있는 '대급등'(super spike)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던 골드만삭스의 이런 분석은 전날 배럴당 93달러를 넘은 유가가 단기적으로는 많이 오른 수준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유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OPEC가 안정된 가격에 원유를 세계에 공급할 의무가 있고 시장이 필요할 경우 원유를 더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이기도 한 알 함리 OPEC 의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석유 컨퍼런스에서 현재의 유가 수준은 OPEC의 목표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시장이 석유를 더 필요로 하면 OPEC는 하루 350만배럴에 달하는 여분의 생산능력을 활용해 석유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이같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결국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릴린치 앤드 코의 애널리스트인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추운 겨울이 닥쳐 향후 2개월간 수요를 증가시킬 경우 차익을 실현하라는 골드만삭스의 주장은 너무 이른 것일 수 있다면서 향후 3개월간 유가가 평균 80달러 정도를 보인 뒤 100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애널리스트인 베킨 노리시는 이날 유가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유가의 상승 행진이 멈췄음을 제시하는 징후는 거의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1일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달러 약세 속에 원유 등 상품 투자에 자금이 몰리면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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