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대선구도 흔드나' 정치권 술렁>(종합)

  • 등록 2007.10.29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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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적전분열 우려, 신당 국면반전 기대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재출마설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점점 현실화될 듯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에선 대선을 목전에 두고 당이 적전분열 내지 자중지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에선 은근히 국면반전의 기회로 작용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은 범여권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함께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판도를 뒤흔들 중대 변수로 부상하지나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실제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전통적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표가 분산되면서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이날 발표된 불교방송 여론조사에서 출마를 가정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13.7%를 기록하며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 전 총재 출마설에 대해 당내에선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설마'하며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강했으나 그가 과거 측근들을 잇따라 면담하고 장외집회에 참석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면서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후보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은 29일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망했고, 한 측근도 "출마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측근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그러나 뾰족한 해법은 없고 단순히 이 전 총재 주변 인물들을 만나 기류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최근 이 전 총재 측근들의 모임인 `함덕회' 만찬모임에 참석했다. 함덕회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핵심 10여 명이 결성한 모임으로, 이 부의장은 이 전 총재 출마설을 둘러싼 정확한 기류를 파악하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금명간 이 전 총재를 직접 찾아가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 출마 움직임에 대해 당원들 사이에선 점차 `격앙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후보가 50%대의 압도적 지지율로 대선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 원로인 이 전 총재가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선대위 뉴미디어팀 김대원 디지털한나라팀장은 이 후보 홈페이지인 `MB플라자'에 글을 올려 "이 전 총재님의 대권 삼수설에 솔직히 화가 난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재라도 뿌리겠다는 것인지, 더 이상 해당행위를 하지 말고 당장 확실한 태도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맹형규 의원은 개인 홈피에 글을 올려 "이 전 총재가 실제 선거에 나와 한나라당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그래서 한나라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신당이 꼽는 최고의 시나리오"라면서 "이 전 총재가 그런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년 전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향해 정진해야 한다"면서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을 유포하는 것은 그 분을 욕되게 하는 일이며, 그가 자신이 당한 아픔을 당에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출마 포기를 우회압박했다.

이 전 총재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판 발언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2번이나 역사의 죄를 지은 사람이 또다시 국민 앞에 중죄를 지으려는 것이냐"고 일갈했고, 다른 당직자는 "출마 선언을 하는 그 날이 이 전 총재에게는 정치적, 인간적으로 제삿날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측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표측 일부 인사들이 이번 사태를 즐기고 있는 게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 이 전 총재를 찾아가 출마를 권유했다고 하는데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박 전 대표측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고 있다. 한 측근은 "우리도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박 전 대표가 수차례에 걸쳐 승복과 협조의 입장을 밝혀 온 만큼 그것을 의심한다면 그 쪽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박 전 대표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전 의원이 금명간 인사차 이 전 총재를 예방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당밖 지지세력간 대립도 점점 첨예화되고 있다.

이 전 총재 지지모임인 `희망나라 국민포럼' 소속 회원 1천500여 명은 이날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출마 촉구집회를 개최했고 이에 맞서 민주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연대21'은 비슷한 시간대에 남대문 시장 수입상가 앞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 규탄대회를 열었다.

`박사모'(박 전 대표를 사랑하는 모임)는 아예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이 전 총재 출마선언시 모임 차원의 지지 여부에 대한 자체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자중지란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신당은 반색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전 총재가 실제 선거에 출마해 영남과 보수층의 표가 갈리면 현재 20%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정동영(鄭東泳) 후보로서는 한판 승부를 펼쳐볼 여건이 조성될 수 있고, 설령 나오지 않더라도 한나라당 내부에 갈등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신당과 정 후보측은 공식적으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이 전 총재의 출마 논란을 계기로 이 후보가 `문제있는 후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심지어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도 흘리며 국면 반전을 꾀하려는 기류가 읽혀진다.

다른 정치 세력들도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들의 자질이나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 전 총재 본인이 직접 대선에 뛰어드는 것을 검토할 정도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이날 사회원로 2명과의 오찬약속 이외에 특별한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서빙고동 자택에 머물렀다. 오후에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장과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인 인사들과 잠깐 면담을 했으나 출마 여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 측근은 "이 전 총재는 자기 스스로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는 분이 아니다"면서도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의 원하면 모를까..."라고 말해 거듭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 전 총재의 `장고(長考)'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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