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작품 선정에 못내 서운한 이혜영>

  • 등록 2007.10.26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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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감독 1967년작 '원점' 상영 후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아버지 영화 51편 중 현재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이 22편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영화였는지 묻고 싶네요."
1975년 비교적 이른 나이에 타계한 고(故) 이만희 감독의 딸 이혜영(배우)이 속상함이 가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관객 앞에 섰다.
26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는 이 감독의 1967년작인 '원점'이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추억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상영됐고, 이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강신성일(신성일) 씨가 함께 했다.
상영 전 "아버지가 1967년에 모두 10편을 만들었는데 저도 못봤던 작품"이라고 소개한 이혜영의 설렘은 상영 후 실망감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되자 스크린 앞으로 자리를 옮긴 후 "내가 봐도 40년 전 작품이라는 티가 난다. 옛날 영화는 옛날 영화로 봐달라"는 강 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 영화를 선택한 영화제 측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영화 '원점'은 이만희 감독 연출작 중 유일하게 시나리오가 없이 즉석 콘티로 만들어진 작품.
"아버지 영화 본 것 중 가장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덜 돋보이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감독은 완벽한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분인데. 영화 연출력에서 전 좀 아쉬웠습니다. 이 감독은 전쟁영화, 문예영화, 멜로영화뿐 아니라 스릴러나 느와르에도 재능이 있다는 평을 받았는데 '원점'은 유일하게 장르를 무엇이라고 해야할지 모호한 영화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홍준 운영위원장에게 "그런데 왜 하필 '원점'이었죠?"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혜영의 반응에 당황한 김 위원장은 "우리 영화제는 회고전이 아닌 추억전으로, 150편 상영작 중 한국영화 고전을 30편 준비했다"고 해명(?)하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대중성, 작품성, 시대 상황을 반영한 작품 위주로 골랐고 올해는 1957년, 1967년, 1977년, 1987년 작품을 골랐다"며 "고전의 경우 저작권 등의 문제가 많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혜영의 섭섭함은 그럼에도 그치지 않았다.
"1967년 작품이 열 편 있는데 왜 '원점'이냐구요?"라고 재차 묻자 강신성일 씨가 이혜영을 다독이기까지 했다.
어색한 수 초가 흐른 후 다시 웃음을 찾은 이혜영은 영화제 측과 영화인들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다.
"이곳에서 언젠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작품 '만추'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북한에 필름이 있다고 들었는데 복사본이라도 구해서 충무로영화제에서 틀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전날 개막식에 이어 이 자리에까지 참석하며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딸 이혜영의 애정은 끝까지 따끔한 지적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고전영화라도 지금의 관객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라도 좀 더 영화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섭섭함을 토로한 이혜영이지만 행사 후 방송 카메라 앞에서는 "잃어버리고, 잊혀져가는 한국 고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어서 자리를 잡기 기대한다"는 내용의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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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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