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명분 축적중' 분석..`제2의 이라크화' 우려도 고조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겨냥, `3차 세계대전'을 언급했다. 그만큼 미국 내 대(對) 이란 입장은 강경하다.
일각에선 전쟁 불사의 분위기도 묻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쟁을 향한 명분 축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7일 "세계 지도자들에게 3차 세계대전 발발을 원치 않는다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발언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해선 안된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수사였다고 해명했지만 군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예사롭지가 않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신보수주의자, 즉 '네오콘'은 올들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계속 주장해 왔다.
대표적 네오콘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주장했고 다른 네오콘들도 공습 가능성이나 국방부가 공격 계획을 마련했다는 식의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이라크 전쟁의 교훈이 네오콘들의 발목을 잡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란에 대한 섣부른 군사 행동이 또 다른 질곡의 서막일 수 있다는 국내외의 우려가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 분위기는 조금씩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경론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데 이어 미국 정부도 25일 혁명수비대에 '테러 조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본격적인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이른바 이란 고립화 전략인 셈인데, 통상 그 다음 단계는 무력 행사로의 진입이다.
이란이 이라크내 시아파 반군이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을 지원한다는 주장 역시 `방아쇠'를 당기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개발 의혹에다 테러집단 지원세력이라는 덧칠을 통해 개전 명분을 축적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 이란 협상론자들은 이 같은 기류가 이라크 전쟁 직전 분위기와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라크 모델을 대입하면 그 끝은 명확해 진다.
하지만 일부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근 조치들이 국제적 반감을 자초, 주도력 손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와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이란 사태 해결에 개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독단적으로 앞서 나갈 경우 국제 미아로 전락, 결국은 그 화살이 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 화두는 내년 대선에도 태풍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비롯한 공화당 예비후보들은 대개 이란에 대해 강경한 편에 서 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유력 후보간에 입장 차를 빚고 있어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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