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경제진단> 미국 성장엔진 멈추나

  • 등록 2007.10.24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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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보다 0.1% 포인트 내린 1.9%로 조정하고 내년 경제성장률도 1.9%로 지난 7월보다 0.9%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둔화될 것임을 알린 것이다.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집을 사는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주택시장 침체 속에 부실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의 손실과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이것이 고용이나 소비 등 실물 경제를 둔화시키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등 미국 경제의 주름살이 커지자 세계 경제가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초강세와 달러화의 약세도 미국 경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 끝이 안보이는 주택시장 침체 =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은 전달보다 10.2%나 감소한 연율 기준 119만1천채에 그쳐 1993년 3월 이후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건설 선행지표인 주택착공 허가건수도 연율 122만6천채로 전달보다 7.3% 감소해 1993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9월 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0.8%와 25.9%나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지표는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압류되는 주택이 늘어나 매물이 쌓이고 이것이 다시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면서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디스가 미국 주택시장의 4분의 3 이상이 내년 하반기에서 2009년 상반기까지 주택가격 하락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주택시장 침체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 미 경제 주택시장 침체에 발목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주택시장 침체가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5일 한 연설에서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 초까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최근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미국경제에 현존하는 가장 큰 위험이 되고 있다면서 "주택가격이 정체를 보이거나 하락을 오래 지속할수록 미 경제 성장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 미국 경제를 뒷받침했던 고용시장도 점차 둔화되는 조짐을 보여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비농업 부분의 일자리는 8월에 전달보다 8만9천개가 늘어나고 9월에도 11만 개가 늘어나면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고용증가 추세는 지난 1년간 평균 16만2천명에서 최근 3개월 평균은 9만7천명으로 둔화되고 9월 실업률도 4.7%에 달해 3월의 4.4%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산업생산도 8월에 0.2% 증가한데 이어 9월에 0.1% 증가에 그치며 약세를 보였다.

FRB는 지난 9월과 10월초의 미국 경제상황을 평가한 베이지북을 통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소비자 지출과 제조업, 서비스산업도 약화됐다고 밝혔다.

◇ 고유가.달러약세 속 해외자금 탈출 = 23일 배럴당 85달러대로 물러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국제유가와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 18일 유로당 1.4310달러까지 거래되는 등 역대 최저치로 가치가 추락한 상태다. 달러화는 올해 들어 유로화에 대해 7.6%, 엔화에 대해 2.9% 하락했다.

특히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고유가 부담을 다른 나라보다 크게 만들고 있다.

최근 배럴당 90달러에 이르기도 했던 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의 가격은 올해 들어 미 달러화로는 46% 올랐지만 유로화로 환산하면 35%, 영국 파운드화로는 40%, 일본 엔화로는 42% 오르는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자본이 미국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해외 투자가들의 미국 내 각종 유가증권 순매도액은 1천630억 달러(한화 약 150조 원)에 달해 역대 최고에 달했다.

미국에서 해외자본 유출이 지속될 경우 달러 약세 지속 등으로 이어져 미국의 수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본수지 악화 및 수입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 미 경제 침체에 빠지나 = 불안한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실물경제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되지 않고 달러화 약세 및 기업 수익 호조 등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가 계속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경우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도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야기된 혼란이 완화되고 금융시장이 정상을 되찾기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50% 미만이라고 전망했다.

ju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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