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오히려 시장에 해 끼칠지도"
다수 은행, 역할에 회의적 입장..폴슨 "몰이해 때문"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미 재무부 주도로 씨티그룹과 JP모건 체이스, 그리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조성키로 합의한 '슈퍼펀드'에 대한 월가의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슈퍼펀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및 월가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합의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전 의장은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례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지난 19일 발간된 이머징 마켓 매거진 회견에서 슈퍼펀드가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조성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보다는 시장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펀드가 이미 타격받은 시장 신뢰에 또다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극단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슈퍼펀드가 지난 98년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산 때 지원됐던 구제 금융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당시는 자산매각 확대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데 반해 슈퍼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연계 채권을 지탱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린스펀은 "금융시장에 개입할 경우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그만큼 많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벌처(펀드)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때로는 벌처가 (금융시장에) 유익하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IMF 산하 민간은행 협력체인 국제금융협회(IIF)의 요제프 애커먼 의장도 21일 750억달러 규모로 출발하는 슈퍼펀드와 관련해 매입 자산의 가치를 산정하는데 "투명성이 보장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IIF 이사회도 슈퍼펀드 조성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신뢰 회복을 위한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웨드뱅크 간부는 로이터에 슈퍼펀드를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보다 "그대로 놔두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면서 "새로운 틀을 도입하는 것이 항상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애셋 매니지먼트 관계자도 "시장이 (슈퍼펀드) 정책을 의아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미 재무부가 신용경색 완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은행과 투자자들이 이 계획에 회의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동참해서 실질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뱅크 오브 캐나다의 데이비드 다지 총재는 슈퍼펀드를 통해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자산 악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기본적으로 좋은 구상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스펀은 21일 IMF-세계은행 연례회동과 관련해 행한 연설에서 "모기지 위기가 예고된 사고"였다고 표현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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