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휴대전화와 비디오게임 등 첨단기술이 낳은 새로운 오락거리가 수십년간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던 만화를 사양길로 접어들게 하고 있다고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도쿄의 출판물조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내 만화의 판매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4% 떨어진 4천810억엔(3조8천225억원 상당)을 기록,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995년에 13억4천만권이 팔려 정점에 올랐던 만화잡지 판매는 작년에 7억4천500만권으로 절반 가까이 추락했다.
디즈니 만화가 수입된 2차 대전 이후 수십년간 일본 대중문화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일본 만화는 공상과학에서부터 스포츠,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인기를 끌었다.
끝모르게 성장해왔던 일본 만화산업은 만화주간지 '소년점프'가 폭넓은 인기를 모았던 '드래곤 볼' 시리즈의 연재를 중단한 1995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젊은층의 취미생활에 변화가 찾아온 것이 만화산업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일본 청소년과 직장인들이 첨단 휴대전화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이다.
"지하철에서 만화책장을 넘기던 샐러리맨들이 이제는 휴대전화를 코 앞에 갖다대고 엄지손가락으로 이메일와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비디오물을 관람하고 있다"고 미국 터프츠대학교 만화전문가 수전 네이피어 교수는 말했다.
이에 따라 만화업계는 휴대전화 화면에 맞는 만화를 제작,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에 이르렀다.
휴대전화 만화의 판매는 2005년 46억엔을 기록한데 이어 작년에는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출판물조사연구소의 타츄히코 무라카미 연구원은 말했다.
책과 잡지, 신문 등 기존의 인쇄매체를 멀리하는 경향과 출간된 만화책마다 줄거리가 비슷하다는 점도 만화산업의 쇠퇴를 거들었다.
출산율이 떨어져 만화의 잠재적 독자층도 엷어졌다. 14세 이하의 인구 점유율은 1950년 35.4%에서 13.6%로 급락했다.
하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일본 만화가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일간지들은 앞다퉈 만화연재를 시작하고 있고 출판업자들은 더 많은 만화책을 출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의 서점인 '반스앤노블'은 최근 3년동안 만화책 코너를 두배로 확장했다.
네이피어 교수는 첨단기술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만화산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만화가 장래에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화는 여전히 일본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