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의혹의 본질은 해소되지 않았다

  • 등록 2007.10.19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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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검찰이 보완수사에 착수한지 한달 보름여 만이며, 1차로 청구된 영장이 기각된 이후 28일 만이다. 정 전비서관은 말 그대로 청와대의 핵심참모 가운데 한 사람이었고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측근이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신병처리는 일반 고위공직자와는 또다른 의미와 무게를 갖는다 할 것이다. 특히 그가 구속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건설업자인 김상진씨와의 식사자리에 합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각종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검찰이 좌고우면하면서 외면한 과정과, 대통령에 의해 `깜도 안되는 의혹'으로 규정됐던 전말을 돌아보면 수사결과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야당의 특검도입 압박에 떼밀려 시작한 보완수사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기각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는 등 비틀거렸던 그동안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 전 비서관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 사안들은 전혀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의 할 필요가 있다. 정씨와 정 전 청장, 그리고 건설업자 김씨를 연결하는 삼각고리를 정점으로 한 의혹은 어느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재청구된 영장의 혐의도 김씨와 연루된 범죄혐의가 아닌 별건 혐의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정 전 비서관의 구속을 수사의 종착이 아닌 출발점으로 여겨야 하는 이유다. 정 전 비서관에게는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해준 대가로 김상진씨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와 또 다른 지인에게서 전세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가 함께 적용됐다. 물론 정 전 비서관은 검찰과 언론을 원망하는 투의 불만과 함께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모든것을 부인했다. 그러나 달포 전 영장을 기각했던 법원도 이번에는 `피의자의 범죄내용이 가볍지 않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높다'고 적시하고 있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만으로도 법원은 중범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검 도입을 염두에 둔다면 계속 수사를 진행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진실의 실체를 규명 한다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도 정상곤 전 청장이 김씨로 부터 받은 1억원의 용처를 밝히는것이 급선무다. 용처에 대해 정씨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데다 돈은 온데간데가 없어 돈의 행방은 많은 의혹을 갖게하고 있다. 그리고 정 전비서관이 김씨와 정 전청장을 소개하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해 준 대가로 별도의 돈을 받은것이 없는가 하는 점도 남는 의문이다. 김씨가 부산지역에서 갑작스럽게 규모가 큰 공사를 집중적으로 따내고 금융권에서 4000억원대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을 얻어낸 배경도 면밀히 살펴 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런 과정에서 또다른 정치인의 힘이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여부도 밝혀야 한다. 의혹을 그대로 남겨 두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검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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