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랙스톤' 나오나>

  • 등록 2007.10.18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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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정부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해 한국판 '블랙스톤'이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적 PEF인 블랙스톤이나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칼라일 등 선진국의 사모펀드들은 해외 M&A 시장에서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 PEF는 해외 투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자산운용이 제한돼 왔다.

정부는 18일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개최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PEF의 해외 부실채권 투자를 허용하고 대기업의 해외 투자 전용 PEF에는 출자총액제한 적용을 배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함에 따라 토종 PEF의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종 PEF도 해외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

세계적 초대형 PEF인 블랙스톤이나 KKR, 칼라일, 베인캐피탈 등은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왕성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아시아 프라이빗 에쿼티 리뷰'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일본 등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지난해 PEF가 주도한 기업인수 규모는 507억달러로 전년의 166억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아시아지역을 겨냥한 PEF에 새로 유입된 신규 투자자금만 26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서도 골드만삭스가 진로와 대한통운 등 부실채권을 인수해 높은 수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PEF를 규제하고 있는 현행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하 '간투법') 시행령은 국내 금융기관 등이 채권자인 부실채권에는 지분투자를 전제로 투자할 수 있지만 해외부실채권에 대해서는 투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

따라서 부실채권의 경우 리스크는 크지만 투자이익이 매우 높고 외국 PEF의 경우 별다른 제한이 없으므로 해외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간투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분투자를 전제로 한 국내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허용과 같은 차원에서 해외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를 허용키로 함에 따라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재벌 PEF의 해외 M&A 손쉬워 진다

정부는 또 내년중 간투법과 공정거래법을 고쳐 해외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PEF에 대해서는 출자총액제한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출총제의 취지상 국내 회사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 투자만을 위한 PEF에 대해서는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업계의 입장 등을 반영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의 합계가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소속된 자산 2조원 이상의 출총제 적용대상 회사는 당해 회사의 순자산액에 40%를 곱한 금액을 초과해 다른 국내회사의 주식을 갖지 못하게 돼 있다.

아울러 정부는 대기업이 PEF에 참여할 경우 기업결합신고의무를 완화하기로 했다. 기업결합신고대상 회사가 상대회사의 지분 20% 이상 취득하는 경우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함에 따라 PEF의 유한책임사원(LP)로 참여하는 경우에도 기업결합신고가 부여될 수 있다.

PEF는 실질적 책임을 부담하는 업무책임사원(GP)과 지분 투자만 하는 LP로 구성되는데 단순한 지분 투자만으로도 신고를 의무화하는 관련 고시는 개정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개정된 공정거래법에서 회사설립시 지분율과 무관하게 최다출자자에게만 신고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에 이 법이 시행되는 11월4일에 맞춰 대기업의 PEF 참여시 최다출자자가 LP인 경우 GP에게 신고를 위임하는 것을 허용했다.

아울러 PEF 설립 자체는 대부분 경쟁제한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간이심사 대상에 추가함으로써 관련 절차에 대한 부담도 덜어 줬다.



◇해외 M&A 지원 체계 갖춰

정부는 하반기중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수은의 해외 M&A 관련 외국인 앞 채무보증의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외 M&A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발행시 수은의 보증을 허용해 신용보강 조치를 통해 개도국 위험에 노출된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기업의 조달비용을 덜어주기로 했다.

기업의 적극적 해외 진출을 위한 세제 혜택으로는 간접외국납부세액 공제제도의 적용범위를 외국손회사(지분율 20% 이상)로부터 받는 배당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간접외국납부세액 공제가 적용되는 외국 자회사의 범위를 조세조약 반영여부와 상관없이 의결권 주식 20% 이상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현형 세제상 내국법인이 외국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는 경우 배당에 상응하는 외국 자회사의 법인세 상당액을 내국법인의 산출세액에서 공제하고 있으나 외국손회사는 제외됐고 공제 적용 대상인 자회사 범위도 조세조약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분율 25% 이상인 경우로 차별했다.

아울러 재경부는 이미 입법예고한 간투법 시행령에서 ▲해외에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에 대한 PEF의 투자 허용 ▲현지 조세제도를 활용한 세금감면 등을 위한 다단계 SPC 허용 ▲역외 SPC에 대해 출자자 제한 규정 적용 배제 등의 규제완화를 추진중이다.

금융연구원 임병철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6월1일 사모펀드시장 육성 법률의 시행을 계기로 해외 PEF의 중국내 자금모집을 허용해 세계적 PEF의 적극적인 아시아시장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 국내 PEF들이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해 성공적 투자를 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해외 PEF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justdu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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