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두고 검토할 것..임박 징후는 없어"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서 청와대 비서실의 개편 여부도 자연스럽게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 중에서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수석, 비서관들의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치의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사퇴 시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비서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등 청와대 비서실을 이끄는 `3두 마차'격인 3명의 실장은 총선 출마에 뜻이 없어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보좌할 전망이다.
수석급 참모중에서는 전해철 민정수석, 윤승용 홍보수석, 박남춘 인사수석 등이 총선 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성수 시민사회수석은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참여정부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출마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피할 수야 있겠느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총선 출마 의사를 가진 수석들의 사퇴 시기에 대한 본격적인 내부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비서실 개편이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이 있기 전 청와대 내부적으로 "정상회담이 끝나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도 결정이 되면 시기적으로 10월 중순께 총선에 출마할 수석들은 물러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설왕설래하는 차원에서 나온 적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수석급 인사들의 거취는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수석의 경우 임기끝까지 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들도 있고, 해당 수석들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후임자도 고려해야 하는 등 여러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 개편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비서실 개편은 좀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 같다. 개편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비서실 개편이 늦어지는 이유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선출된 것과 연결짓는 관측도 있다. 수석들이 총선출마를 위해 물러날 경우 대선 선거운동에 합류할 수 밖에 없는데, 관계 복원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정 후보 선거운동 대열에 뛰어드는 것도 모양새가 우습지 않느냐는 것.
일각에서 변양균 전 정책실장이 `신정아 스캔들' 연루로 구속됨에 따라 관련 청와대 참모 인책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지만, 이를 매개로 한 비서실 개편이 검토되고 있는 분위기도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천호선 대변인은 지난달 `변양균-신정아' 파문이 이슈로 부각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될 무렵 청와대 참모 인책론에 대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잘못이 드러나면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현재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잘못'을 거론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재로선 검찰이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추가해 재청구한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심각한 불법행위가 있다면 측근 비리라고 이름을 붙여도 변명하지 않겠고, 저와 그의 관계로 봐서 사과라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 대통령의 사과와 문책인사 단행 여부는 별개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특정 사안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과오'가 발견되지 않으면 쉽게 문책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할 때 돌출 변수가 없는 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연말께로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다.
다만, 총선 출마 의사를 가진 일부 비서관들은 조만간 청와대를 떠나는 쪽으로 방침이 잡혔다고 한다. 김충환 업무혁신비서관, 송인배 사회조정2비서관, 김영배 행사기획비서관 등은 이달 중 사퇴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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