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이 =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 추이는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신당과 민주당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금주부터 앞다퉈 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후보가 `팡파르 효과'를 등에 업고 20%대 이상으로 급상승하게 되고, 이인제 문국현 등 여타 후보들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게 되면 단일화 문제는 의외로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
반대로 세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상승하면서 뚜렷한 우열이 나타나지 않은 채 대(對)이명박 경쟁력에서 패배가 확실시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면 결국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양자가 오차범위내에서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였기 문이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율과 단일화의 함수관계에 관해 "2002년에는 지지기반이 달라서 굳이 여론조사가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여론조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국민이 몰아줄 것이고, 11월 중순에는 대세가 형성될 것"이라며 "마무리는 협상을 통해 하겠지만, 국민의 힘과 선택이 우선하고 개혁세력이 거기에 복종하는 형태로 단일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범위 = 정동영-이인제-문국현 3자 외에 단일화 논의의 범주속에 거론되는 정치세력은 민주노동당이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범여권 지지세력의 일부가 민노당을 지지하고 있는 등 지지층이 겹치는 현실때문이다.
범여권이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민노당을 상대로 연정을 제의함으로써 범개혁진영의 득표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 이인제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것임을 밝히면서 "민노당 권영길 후보도 정책적인 연대는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범 반(反)한나라당 연대'를 거론했다. 권 후보측 박용진 대변인은 "넓은 의미에서 함께 하겠다는 뜻은 고맙고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가치와 내용 중심의 정치연대를 강조했다.
이에 문국현 후보측은 논평을 통해 "민노당이 `가치중심 연합'을 거론하며 개방적 입장을 밝힌 것에 주목한다"며 "향후 권영길 후보를 포함한 대한민국 재창조에 공감하는 모든 정치세력과의 대화의 장이 열려 있음을 밝힌다"고 환영했다.
이밖에 독자창당에 나선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정근모(鄭根謨) 전 과기부장관,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 등도 넓게 봐서 단일화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으나, 대선 국면에서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수성 전 총리의 경우 한나라당 대선후보 출마 이후 가시적인 정치노선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범여권의 범주에 넣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盧.DJ 의중 =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문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당의 후보경선 국면에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범여권 지지층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진 두 전현직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기때문이다.
정동영 후보가 수락연설에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맥을 잇는 3기 민주통합정부를 열어가겠다"며 자신이 두 정부의 계승자임을 주장하면서 곧바로 전화를 걸어 인사한 것은 노.김 양자의 도움없이 단일화 국면은 물론 본선을 헤쳐나가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단일화 국면에서 특정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 같지는 않다.
노 대통령은 정 후보로부터 전화를 받고 "당선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정 후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고 가기 바란다"며 `뼈있는 덕담'을 건넸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께서는 범여권 후보 문제에 대해선 국민여론을 살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신당의 내부갈등 수습 과정과 단일화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스탠스를 취할 것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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