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 지난 2004년 미국과 대만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만의 미녀 첩보원 청녠츠(程念慈.37)가 3년만에 처음으로 대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는 베일에 가려졌던 대만 국가안전국 소속의 청녠츠가 14일 국비 유학생 시험을 위해 일시 귀국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심경의 일단을 밝혔다고 15일 보도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던 청녠츠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다소 놀란 듯 했지만 곧 담담히 자신의 근황을 들려줬으며 가족 문제를 언급할 때는 수차례 울먹거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국가안전국을 나오면서 합의했기 때문에 '카이저 사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쉐스민(薛石民) 전 국가안전국장의 말이 전부"라고 못을 박았다.
청녠츠는 2004년 미 국무부에서 중국 문제를 담당했던 도널드 카이저(64) 전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유혹, 기밀문서를 건네받았던 여성 첩보원이다. 당시 미 정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대만을 몰래 방문, 청녠츠와 밀회하기도 했던 카이저 전 차관보는 지난 1월 징역 1년형이 선고돼 복역중이다.
청녠츠는 "당시 대만이나 미국 모두에게 손실은 없었으며 나와 우리 가족, 또 카이저 부차관보만이 불행해졌다"며 "애국심이 높았던 카이저 부차관보는 이제 퇴직금도 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은 미녀 정보원과 고위 관리의 얘기를 그려 베니스 영화제 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색.계(色.戒)'와 비교하며 청녠츠의 주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청녠츠는 1997년 대만대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입법위원 보좌관을 지내다 대만 국가안전국의 정보요원 모집에 응시, 훈련을 받고 2000년 미국 워싱턴에 파견됐다.
청녠츠는 "영화를 보긴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정보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베이비 스파이', 또는 '카이저를 유혹해서 정보를 빼냈다'는 등의 말은 모두 언론이 만들어낸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yunf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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