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환경문제에 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이 공교롭게도 과거 그다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다고 인도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고어는 지난 2002년 파차우리가 IPCC 의장 후보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을 꼬집는 기고를 한 적이 있다.
고어는 당시 '에너지 정책 판매'라는 문제의 기고에서 부시 행정부의 환경정책이 전.현직 에너지 및 화학 업체 경영진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 첫 번째 사례로 미국 정부가 이들 에너지 및 화학관련 업체들의 로비로 인해 교토의정서를 거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고어는 또 이런 에너지 및 화학 업체 경영진들의 영향력이 막후에서도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사례 중 하나로 그는 미국 최대 에너지 업체인 엑손모빌이 백악관에 보낸 메모 때문에 당시 국제적으로 존경받던 로버트 왓슨 박사의 IPCC 의장 재선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이것이 파차우리가 유력한 IPCC 의장 후보로 나서게 된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파차우리 의장을 '천천히 가자 주의(Let's drag our feet)'의 인물로 묘사했고 적의에 찬 반미 성명으로 악명높은 인사라고 소개했다.
이에 발끈한 파차우리는 뉴욕타임스 편집자에게 전화를 걸어 "고어가 나의 명예를 훼손했고 IPCC 회장 선출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어는 지난 1991년 연설에서 나의 성과와 비전, 헌신을 인용한 바 있다"며 항의한 바 있다고 힌두스탄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공동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차우리 의장은 고어와 전화로 서로 축하의 메시지를 나눴다고 전했으며 "그는 멋진 인물이며 우리는 앞으로 협력하고 가급적 이른 시기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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