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위 취소..법사위 4시간 반쪽회의 끝 산회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상희 기자 = 국회는 12일 한나라당이 정무위에서 이뤄진 BBK 사건 관련인물에 대한 대통합민주신당의 기습적 증인채택을 이유로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중단함에 따라 상임위 회의진행에 파행을 겪었다.
특히 한나라당은 신당이 정무위 증인채택을 무효라고 선언할 때까지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신당 역시 국감을 통해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당분간 국회의 파행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자위는 이날 국감 증인채택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의결정족수 미달이 예상되자 전체회의 자체를 취소하고 오는 17일 국감 첫날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법사위는 오전 10시 예결소위를 열어 8개 피감기관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할 때만 해도 오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는 무난해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사일정 전면중단을 결의한 탓에 최병국 법사위원장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해 회의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신당 김종률 의원은 "한나라당이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한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벌써 이 후보가 대통령이 다 된 것 같은 오만과 독선 때문에 회의가 파행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신당은 당초 예정에 없던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땅 및 BBK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 논의를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 이 후보 관련 사건의 수사기록에 대한 문서검증 실시의 건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잠시 회의에 참석해 "여야간 의사일정 합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느닷없이 변경동의안을 제출해 당혹스럽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에 신당 의원들은 증인 채택문제는 나중에 처리하더라도 예산안부터 의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최병국 위원장은 "예산처럼 국가 중대사를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처리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신당 의원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특히 오후 5시20분께 신당 문병호 의원이 뒤늦게 회의에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웠으나 최 위원장이 "오는 17일 예산안을 처리토록 하겠다"고 산회를 선포하자 신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신당 선병렬 의원은 최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한다"는 말을 끝낸 후 의사봉을 한 번 두드리자 급히 위원장석으로 나가 방망이를 뺐은 뒤 산회 선포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가 종료됐다고 말하면서 회의장을 떴고, 법사위 직원들도 썰물처럼 회의장에서 빠져나갔다. 법사위 관계자는 "의사봉을 다 두드리지 않아도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당 의원들은 산회 선포가 무효라면서 간사인 이상민 의원을 중심으로 재차 회의를 열어 최 위원장과 한나라당의 처사를 맹비난한 뒤 "한나라당은 위장후보, 위선후보, 위증후보인 이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고 국회일정을 정상화하라"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고대하면서 오후 2시부터 국회에 나왔던 8개 피감기관장과 직원들은 4시간 가까이 의원들의 지루한 공방만 들은 채 아무런 보람도 없이 자리를 지키다 "미안하다. 돌아가도 좋다"는 신당 의원들의 말을 듣고서야 회의장을 힘없이 빠져나갔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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