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문 열어달라"..홍보처 항의방문
기존 브리핑룸 사무실 전환 공사 개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정부가 기사송고실 폐쇄에 들어간 첫 날인 12일 오전 정부의 공언대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기사송고실과 브리핑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었다.
청사 10층의 총리실 기사송고실과 브리핑룸 출입문에는 "더 이상 이곳에 송고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문을 강제로 열 것에 대비한 듯 문 하단에 자물쇠가 추가로 설치돼 있었다.
평소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해왔던 행정지원실과 휴게실 역시 닫혀 있었다.
정부는 5층에 입주해있는 통일부, 교육부, 행정자치부 등 부처 기사송고실과 합동브리핑룸 역시 문을 잠궈 놓은데다 자물쇠 마저 밤새 교체해 기존 열쇠로 열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날 문을 잠가 놓을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기자들은 열쇠를 복사까지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각 기사송고실 앞에는 기자들이 짐을 싸도록 준비해놓은 박스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사정이 이렇자 중앙청사 출입기자들은 5층 구석 5평 가량의 휴게실에 옹기종기 모여 무선랜 등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했고, 일부 기자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자 복도를 서성대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게다가 정부가 5층 브리핑룸의 문을 잠근채 사무실 전환 공사를 시작해 오전 내내 공사 잡음으로 기사송고에 애로를 겪었다.
아침 일찍부터 중앙청사로 출근한 기자들은 "설마설마 했는데 문을 철저하게 잠가놨다"고 황당해 하면서 부처별로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청사 별관인 외교통상부 출입 기자들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청사 2층의 기사송고실이 폐쇄됨에 따라 복도의 의자와 땅바닥에 앉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기자들은 송고실 안에 있는 사물을 꺼내야 한다며 국정홍보처 측에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홍보처는 오전 10시가 넘도록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중앙청사의 홍보처장실을 항의 방문했지만 김창호 처장이 자리를 비움에 따라 강호천 홍보처 홍보지원팀장에게 항의의 뜻을 전했다.
한 기자는 "기사작성에 필요한 물건들을 빼낼 수 있도록 문은 열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강 팀장은 "사무실 폐쇄 계획을 미리 고지했다"고 대응했다.
다른 기자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 노트북을 찾으러 기사송고실에 왔다가 문이 잠겨 있자 밤새 개방을 요구했으나 홍보처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어젯밤 기자들이 모두 퇴근한 부처별로 기사송고실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외교부와 홍보처 직원들은 오전 8시께 외교부 기사송고실에 폐쇄 안내문 한 장을 붙이고 총총히 사라지기도 했다.
정부과천 청사의 건설교통부 기사송고실도 밤새 출입문 잠금장치를 교체한 뒤 잠가 놓는 식으로 기자 출입을 막았다.
개인사물 인수증을 쓴 뒤 개인 사물을 챙겨 나가겠다는 기자에 한해 문을 열어주겠다는 홍보처 방침에 따라 한 기자가 인수증을 쓰면서 비로소 송고실 문이 열렸고, 이에 기자들이 송고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채 공무원들과 대치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일단 기사송고실 봉쇄에 `성공'했다고 보고 이 곳을 부처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조만간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송고실 내에 기자들의 개인 비품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기자 개인 비품을 임의로 들어낼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일단 자발적으로 가져가길 바란다"며 "그 뒤에 송고실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처에는 오전 내내 상황을 파악하려는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일부 기자들은 "일단 기사를 써야 하니 문을 열어달라"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중앙청사 출입기자 간사단은 오전 상황을 바탕으로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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