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 내 6만7천㎡ 대지에 동양 최대 규모의 표본 수장고를 갖춘 국립생물자원관이 10일 개관한다. 한반도 자생생물을 연구하고 표본을 수장, 전시하며 교육하는 기능을 가진 생물자원관은 건립에 총 597억원이 투입됐다. 전 세계적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과 우리의 국력을 생각해 볼 때 생물자원관이 이제야 문을 여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 생물자원관 내 17개의 수장고에는 1천100만여점의 표본을 보관할 수 있으나 현재는 10%에 불과한 118만여점만 채워져있고 전시실에는 985종 4천600여점이 전시돼있다. 규모만 크지 내용물은 선진국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이다. 이제라도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내실을 키워나가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생물자원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첨단산업인 생물산업(BT산업)의 원천소재다. 전 세계 생물자원 시장의 규모는 연간 5천-8천억달러 정도로 알려져있다. 지난 1992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이 국가 소유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한 이후 생물자원은 식량과 에너지 부족, 난치병,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열쇠이며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 보물로 각광을 받아 왔다. 의약품만 해도 70-80%가 천연물질에서 추출되고 있으며 농약 대신 천적 관계를 이용하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선진국들은 이미 18세기부터 생물자원관을 건립해 자국의 생물다양성 조사는 물론 식민지와 제3세계 국가 등에서 해외 생물자원 확보에 주력해왔다. 우리는 수세기 늦게 출발한 셈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은 8천만점, 프랑스 파리자연사박물관은 7천만점이나 생물표본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이나 박물관, 개인 소장자 등 53개 기관이 240만여점을 소장하고 기타 80만여점은 흩어져 있었는데 예산과 보존시설,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전산처리는 커녕 대부분 방치된 상태였다고 한다. 게다가 정향나무나 백다다기오이 처럼 우리나라 자생생물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까지 있었다니 안타깝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생물자원관이 지금이라도 설립됐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표본 관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번 자원관 개관이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생물학에서도 분류학 전공은 홀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분류학의 경우 논문을 쓰는데 수년이 걸리고 연구직 외에는 취직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끼류, 무척추동물, 곤충종류 중 국내 전문가가 아예 없는 분야도 많다고 하니 학문의 고른 발달을 위해 안타까운 일이다. 생물자원관의 경우도 필요한 연구직 공무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식물학자인 박종욱 생물자원관장은 어린 시절부터 생물을 접하고 생물에 흥미를 가진 학생들이 결국은 훌륭한 생물학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장 경험없이 실험실에서 이론만으로 무장한 학자들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생물자원관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훌륭한 전시실이 마련돼있으며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생물자원관을 다녀간 어린 학생들이 생물학에 관심을 갖고 자라서 장차 우리의 생물주권을 지키고 세계 생물산업의 주도권을 잡는 인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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