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격적인 회담 일정 발표에 이은 갑작스러운 연기 등의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성사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10.4 남북 공동 선언'을 이끌어 내고 막을 내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귀경 이튿날인 5일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그렇다. 이제는 7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감격을 뒤로 하고 앞으로 할 일을 차분하게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노 대통령은 `10.4 남북 공동 선언'의 의미에 대해 "남북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전 단계로서, 전면적인 경제 관계를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이고 또 구체적인 방안이 들어있는 합의"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애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이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변수다. 참여정부는 임기가 불과 몇 달 남지 않았다. 특히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는 오는 12월19일 이후에는 힘의 중심이 옮겨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실제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현 정부의 임기 내에 마칠 수 있는 과제와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할 과제들을 가려내는 일부터 서둘러 착수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다음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로드맵을 명료하게 만들어 이행하는 데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서는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도록 정리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시의적절한 언급이라고 본다. 이제는 공동 선언의 합의 사항들을 철저하게 따져 우선 순위를 매기고 이에 맞춰 추진 일정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
비록 남북 정상의 공동 선언이라고는 하나 그 중에는 국민적 합의와 추인이 뒤따라야 하는 사안도 적지 않을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모든 정파가 일제히 `10.4 남북 공동 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를 외치고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일괄 비준이냐, 사안별 비준이냐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등 정당들이 막상 각론에 들어가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에서 상임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철저히 따질 것"이라며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적 합의가 그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경협 분야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매우 요긴하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제기된 `퍼주기' 논란이 이번에도 되풀이돼서는 곤란하다.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경협을 위장한 퍼주기 의혹이 있다"며 벼르고 있지만 이제 투명성이 결여된 대북 사업은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실질적으로 비용이 얼마만한 기간에 얼마만큼 소요될 것인지 명료하게 매듭지어서 남북 간에 명료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지적이 교본이 돼야 할 것이다. 다음달의 총리급 회담을 필두로 잇따라 열릴 남북 사이의 각급 회담에서 이를 충실히 실천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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