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선언 몇개 받고 북한에 엄청난 퍼주기"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나라당은 5일 남북정상이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과 관련, "경협을 위장한 퍼주기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국회에서 상임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철저히 따질 것"이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전날 회의에서 "남북정상이 평화번영을 위해 많은 합의를 한 점은 인정하지만 북핵 폐기와 분단고통 해소 등이 선언적 내용에 그치거나 지엽적으로 다뤄져 유감"이라며 `환영'과 `비판'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던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비판의 톤이 강해진 것.
이는 이명박 대선후보가 "평화정착과 남북화해를 위한 (두 정상간) 노력은 긍정적"이라며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한나라당이 `역할 분담' 차원에서 비판적 분위기에 방점을 두면서 보수 세력의 단결을 도모하고 범여권이 정상회담을 올 대선에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재섭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이름만 경협이지 일방적으로 북측에 지원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엄청난 돈의 국민 부담도 만만치 않다"면서 "국정파탄 세력은 이번 선언을 대선에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데 당장 거두라"고 포문을 열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주요당직자 회의와 의총에서 "정상회담 하나하나의 문제점을 짚어가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별로 주는 게 없는데 대한민국은 북한에 엄청나게 지원해 준다는 느낌이다. 대한민국이 얻은 것은 추상적 선언 몇 개에 불과하고 북한에는 경협을 위장해 엄청나게 많은 퍼주기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한다'는 합의와 관련, "6월15일을 국경일로 추진하고 낮은 단계 연방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라고 주장하고,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고 통일 지향적 관계발전을 위해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한다'는 조항은 "북한인권 문제를 일체 이야기하지 말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취지가 아니냐"고 해석했다.
서해상 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대해서는 "서해 NLL(북방한계선) 무력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이밖에도 ▲종전선언 당사자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 ▲`유무상통' 원칙이 상호주의라는 한나라당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 ▲민간선박 해주직항로 통과 및 한강하구 공동활용 합의로 인한 수도권 방어망 약화 우려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10.4선언'은 북핵은 외면하고 NLL은 양보한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내가 어음을 발행하면 후임(대통령)이 결제해야 한다며 어마어마한 부도어음을 발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이번 합의에 포함된 경협 사업에는 최소 30조5천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재원 조달 방법에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박 진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이 정상회담의 적극적 `활용론'을 제기하고 나서 강경 일변도의 지도부 태도와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박 진 국제위원장은 "향후 대선까지 2개월간은 파도치기와 파도타기의 싸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북정책으로 이 파도를 타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당과 이 후보의 대북정책을 한데 모아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할 수 있는 정당은 한나라당임을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정상회담의 적극적 활용을 주문했다.
권오을 의원도 "정상회담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 정상회담은 대선에 별 영향을 못 끼칠 것"이라며 "독일 통일 과정에서 사민당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그 공은 결국 기민당이 가져갔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완성은 결국 한나라당 몫이 될 것임을 설명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반면 군 출신의 황진하 의원은 "문서로만 있는 평화로는 미흡함에도 이런 평화를 믿고 엄청난 액수의 어음을 끊어준 것 아니냐"고 비판적 의견을 피력했다.
south@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