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 미얀마의 민주화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사이 이 나라의 소수민족들은 국제사회의 동정도 받지 못한 채 군사정부의 군홧발에 짓밟혀 있다고 AP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미얀마-태국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카렌, 샨족(族) 등 힘없는 소수민족 마을은 지금도 미얀마 정부군의 습격을 받아 학살과 방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수민족의 여성들은 강간당하고 남성들은 군을 위한 강제노역에 동원되고 있으며 어린이와 노약자는 정부군과 반군의 총격전을 피해 정글에 몸을 숨긴 채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카렌족 반군인 '카렌국민연합'(KNU)의 만 샤 대변인은 "자치를 위한 투쟁과정에서 지난 60년간 수만명의 주민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반면 미얀마 군부는 소수민족에 대한 학살을 극구 부인하면서 이들을 정부를 전복하려는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얀마는 전체 인구 5천400만명 가운데 3분의 2가 버마족이며 나머지는 샨, 카렌, 친, 몬, 아라칸(라킨), 카친 등 100여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무슬림인 로힝야스족 수천명은 군정의 탄압과 경제난을 못이겨 서부지역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고 북쪽 중국 국경의 카친, 중서부 인도 접경의 친, 남쪽 안다만해 연안의 몬족이 미얀마 군정과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근년 들어 이들 소수민족과 27건의 휴전협정을 체결했으나 동쪽 태국 국경지대의 카렌족은 군정과 타협을 거부한 채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과 KNU의 "숨겨진 전쟁"의 전선은 카렌, 카야주(州) 뿐 아니라 북쪽으로 샨, 몬, 타닌타이주(州)까지 뻗어있다.
만 샤 KNU 대변인은 "카렌족은 (자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정부군에 투항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며 "정부군이 한꺼번에 모든 주민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는 소수민족들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과 소수민족이 힘을 합쳐 군정에 대항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카레니족(族)의 '자유 버마 특공대'의 다 세이는 "독재자를 무너뜨리기 위한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민주화 시위가 강제진압됐지만 언젠가 다시 일어설 것으로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ung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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