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재석 기자 =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두차례 정상회담 끝에 합의사항을 4일 오전 공동선언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회담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차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노 대통령에게 평양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할 것을 제안, 결과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 데 이어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고 말해 긍정적인 회담 기류를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말해 예정된 일정 내에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의지를 읽게 했다.
이날 오전에 이뤄진 1차 정상회담은 소수의 배석자만 참석하는 단독회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한 단독회담에서는 남북이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노 대통령은 오전 정상회담 후 평양 옥류관에서 남측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오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미래를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논쟁은 따로 없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오후 2차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체류연장을 요청한 것은 1차 회담에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나름의 긍정적인 신호를 봤으며 이 같은 신호를 좀더 구체화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7년 만에 남북 정상이 어렵게 만난 만큼 총론 수준의 합의에 그치지 않고 좀 더 구체적인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논의의 시간을 좀 더 갖자는 의도가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체류 연장 요청이 전체 회담 일정의 막바지에, 회담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회담을 한 차례만 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은 김 위원장이 1차 회담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읽었음을 짐작케 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회담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하루 연장하자고 북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니까 그 취지가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특히 "(체류일정 연장 제안은)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2차 회담이 끝난 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두 정상이 4일 오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공동 발표키로 했으며 남측 대표단이 예정대로 2박3일간의 평양 체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서울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힌 것도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남북이 합의사항 발표 시한을 회담 마지막 날 오전까지로 정한 만큼 이날 저녁 예정된 아리랑 공연 관람이나 노 대통령의 답례 만찬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여러 형태의 만남을 통해 최종적으로 합의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상 간 `독대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남북 정상은 환송오찬에 앞서 역사적인 `10.4 공동선언'에 서명하는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북한전문가는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협상에 나선 만큼 북쪽에서도 합의선언에 뭔가 의미있는 성과를 담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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