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시 회동여부 `혼선' 증폭>(종합)

  • 등록 2007.10.02 1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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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계획없다"..李후보측 "변동없다"

범여권 "국제망신 자초" 대국민사과 요구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이승관 기자 =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동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주 한나라당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면담일정이 잡혔다"고 발표한 데 대해 주한 미대사관이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이에 대해 당이 다시 "변동이 없다"고 재확인하면서 혼란이 일고 있는 것.

아울러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 강영우 차관보가 '한국정부 압력설'을 주장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 이번 사태가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맥스 곽 주한 미대사관 대변인은 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백악관이 부시 대통령과 이 후보간 면담요청을 받았으나 그런 면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면서 "이는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 관례상 대사관측이 "공식입장"이라고 밝힌 것은 본국과의 입장조율을 거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면담이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형준 대변인은 "지금까지 달라진 상황은 없다. 두 사람의 면담은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근도 "이번 면담은 공식 외교라인을 통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대사관에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 정부와 미국 국무부가 공식채널을 통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배경'에 대한 의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면담을 주선한 강영우 차관보도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주미 한국대사관과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미국(정부)측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불쾌감을 표시했다.

강 차관보는 특히 공식 외교라인을 통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이 후보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지도자들과 면담을 잡는 부서를 통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백악관 의전실장이 일정이 잡히는 대로 연락하겠다고 전해왔다"며 면담 계획에 차질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이 당내 경선기간이었던 지난 6월 비공식채널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던 중 무산된 전례가 있는 데다 이번 방미와 관련,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이 없더라도 방미 일정은 진행된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회동 무산을 전제로 일정을 다시 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임태희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영우 차관보가 외교관이 아니어서 외교 프로토콜을 제대로 밟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없는 것을 있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면담일정이) 잡혔다고 발표한 적이 없는 데 취소라고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이 미국과 한국정부는 물론 이 후보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국무부 전 한국과장은 1일 워싱턴 정가 소식지인 '넬슨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 후보가 이번 면담을 통해 얻을 것은 거의 없고 잃을 것만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이 한국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해묵은 논란을 촉발시켜 한국내 진보진영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안양 노인복지센터에서 가진 `타운미팅' 이후 주한 미대사관 발표에 대해 "좀더 두고 보자. 알아봐야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은 "공식 외교라인과 관례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다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사건"이라며 이 후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는 개인의 굴욕이 아닌 국가망신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고, 손학규(孫鶴圭)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이 되려고 무리하게 미국에 가서 사대주의 외교를 시도하다가 무산된 사건으로 국가를 망신시킨 일"이라며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4대 강국과의 외교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찬(李海瓚)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비공식 라인으로 외국 정상과 만남을 시도하다 계획을 접는 태도는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다"며 "이 후보는 이전에도 추석 연휴 기간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하다 무산된 전력이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문국현(文國現) 전 유한킴벌리 사장도 논평을 통해 "대권에만 눈이 멀어 한탕주의 방법으로 일을 추진하다 국가 위신과 국민 자존심에 상처를 준 이 후보는 중대한 외교적 범실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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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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