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토목출신 강조하나"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가 경선 기간 제시한 주요 공약들을 비판한 것으로 2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최근 정책조정위원장들에게 보낸 `이명박 후보 공약에 대한 정책위의장 검토 의견' 제하의 문건에서 이 후보의 대표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공약과 7.4.7 공약(10년내 연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강국)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 "내수시장 살리자고 한반도 대운하 한다? (이 후보가) 토목 출신 강조하려는가? 선진국 타입의 경기회복 정책은 없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운하가 과거의 개발공약 수준이라는 범여권의 비판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그는 또 7.4.7 공약에 대해서도 "공약으로서 성립 불가능 → 비전으로 애매하게 처리할 필요"라고 평가하면서 "`대한민국 7.4.7'이 무슨 대표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7% 성장 달성방안 부실", "재정소요액 계산 부실, 특히 지방공약 포함하면 계산 안맞음"이란 평가도 곁들였다.
그는 이 후보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인 국제과학기업도시의 경우 "국제과학기업도시 건설하면 과학기술강국 건설?"이라고 지적했고, IT(정보기술) 공약인 `U-코리아'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 정책보다 부실"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경선 때 중립을 표방했던 그는 "박근혜 캠프의 좋은 정책은 무엇을 수용했나"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 정책위의장은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원장과 함께 이 후보의 대선공약 성안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그의 비판은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의 측근들은 "후보의 공약을 다듬고 만들어내야 할 사람이 기존 공약을 폄하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다소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정책위의장이 대통령 후보를 겨냥해서 그런 식으로 비판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오늘부터 시작되는 비전위 공약검토위 회의에서 이런 식의 외부 공격이 있을 수 있으니 이런 점들에 대해 보완 작업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정조위원장들에게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회의자료로 삼으려고 사전에 아마 (문건을) 보냈던 것 같다"며 "취지는 이런 내용의 비판이 있을 수 있으니 최선의 공약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완을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류국가비전위 관계자는 "747 공약 등은 원래 `비전'으로 하자고 했던 것들인 데 이 정책위의장이 뒷북을 치고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든 것처럼 보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는 또 "다른 부분들도 이미 우리가 후보에게 보고해 많이 해결되고 좋아진 내용들"이라면서 "공격에 미리 대비하려는 의도였다면 비전위에 미리 얘기를 해줘야 하는 데 왜 공문을 만들어 정조위원장들에게 보냈는 지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정책위의장이 일류국가비전위와의 공약 주도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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