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게시물 `삭제명령' 실효 거둘까>

  • 등록 2007.09.29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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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정보통신부가 7월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을 근거로 13개 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1천600여개 친북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첫 명령을 내림에 따라 파장이 확산할 전망이다.

정통부는 29일 이번 삭제 명령과 관련해 "김일성 부자를 맹목적으로 찬양하고 선군정치를 추종하면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등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그간 친북 사이트 자체는 원천적으로 접속을 봉쇄해왔지만, 국내 사회 단체의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친북 성향의 글은 국가정보원, 검찰의 수사와 별개로 삭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법률적 근거가 없어 구속력을 갖추지 못한 데다 실효를 거두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06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진 적이 있다.

당시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은 "인터넷에서 친북ㆍ반미 글과 그림이 버젓이 유포되고 있는데도 정통부가 3년 8개월 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게시물에 대해 삭제 명령권 한번 발동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노준형 당시 정통부 장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 "정통부 장관이 삭제 또는 시정 명령을 내린다 해도 사업자들이 구체적 개별 아이템을 삭제할 권한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법개정을 검토 중이다"라고 현실상 어려움을 밝힌 바 있다.

국회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의 44조의 7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 조항을 신설하면서 정통부 장관에게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터넷 게시판 관리ㆍ운영자에게 게시물의 취급을 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불법 정보'에는 음란물, 명예훼손ㆍ비방 목적의 정보를 포함해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를 담고 있는 친북 게시물도 포함돼 있다.

국가보안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 게시물이라면 정통부 장관이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게시물 관리자가 삭제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정통부 장관의 고발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64조 4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사회 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위원회가 국가보안법상의 이적성 게시물을 판단하는 데 대한 위헌 논란도 제기되고 있어 삭제 명령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통부는 명령을 내리기 전 14개 단체에 삭제 권고를 했지만 이를 받아들인 곳은 1개 단체에 불과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자기 책임감에 근거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국가보안법에 근거해 삭제 여부를 가리는 것은 사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정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정통부의 삭제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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