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佛 불법이민 단속 논란

  • 등록 2007.09.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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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프랑스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이 부쩍 강화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2만5천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한다는 목표를 세운 뒤 경찰이 이를 채우기 위해 막바지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기 있기 때문이다.

9월 26일 현재 불법 이민자 적발 실적은 1만1천800여명에 불과해 목표치인 2만5천여명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9월 하순 들어 집중 단속에 나섰고, 쫓기던 불법 이민자들이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거나 부상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인 불법 이민 여성은 경찰이 들이닥치자 아파트 창문을 통해 빠져 나가려다가 밑으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끝에 24일 숨졌다.

경찰은 성명을 내고 아파트를 수색한 것은 불법 이민자 적발이 아니라 도난 사건 수사를 위한 것이었다면서 "비극적인 사고"라고 해명했으나 추락사고 현장 인근에서는 이날 저녁 300여명이 집결해 정부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밖에도 최근 북아프리카 출신의 한 남자는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중 창문에서 미끄러져 다리가 부러졌으며 러시아 출신의 소년도 경찰이 들이닥치자 창문으로 빠져 나가려다 밑으로 추락해 머리를 다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경찰의 이 같은 단속 강화는 대선 당시 불법 이민자 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민.정체성부를 독려하고 나선 것도 원인이 됐다.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은 브리스 오르트푀 이민.정체성부 장관에게 "나는 (불법이민자 추방의 구체적인) 숫자를 원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정체성부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 후 신설한 부처로, 이민자 문제를 주요 업무로 다루고 있다.

사르코지 정부는 단속 강화 외에도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주 하원에서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이민을 신청하는 외국인에게 DNA 검사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이 논란 끝에 통과됐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 장관 등 일부 각료들도 반대의사를 밝혔던 법안이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단서를 달아 처리된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불법 이민 문제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각국별, 직업별로 이민 쿼터를 제안하기도 한 그는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숫자를 정한 쿼터를 매년 의회 토론을 거쳐 설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초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이후 프랑스에서는 이들 두나라 출신의 불법 이민자를 더이상 단속할 수 없게 돼 새로운 문제로 부상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이들 국가 출신의 불법 이민자 숫자가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현재 프랑스의 불법 이민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된 것은 없지만 대략 20만-30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옛 식민지국가인 아프리카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부의 단속강화에 인권단체는 물론 야당 정치인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에어프랑스 노조 조차도 정부가 에어프랑스기를 이용해 불법 이민자를 송환함으로써 항공사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때로는 손발이 묶인 불법 이민자를 비행기에 태워 송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경찰을 보조하는데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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