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통합신당의 손학규 후보가 경선 복귀를 선언했다. 손 후보가 통합신당의 '국민 경선'을 '구태 경선'으로 규정, 이에 반발하며 경선 일정을 돌연 중단한 지 이틀 만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이제 막 출발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구태 정치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데 분노하고 있다"며 "광야에 홀로 섰던 기백으로 돌아가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신당과 함께 끝까지 갈 것이며 정치개혁을 완수하고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히고 동시에 경선대책본부 해체, 여의도 선거사무실 폐쇄, 부산 TV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경선에 참여하고 통합신당에 끝까지 남아서 구태정치 청산에 앞장 서겠다고 국민에게 다짐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손 후보의 경선 일정 중단 및 경선 복귀 선언 등 일련의 정치 행보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정치 언동이 국민에게 전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나라당 대권 레이스에서 줄곧 3위를 하다 돌연 10여 년 이상 몸 담았던 당을 강력히 비판하며 탈당했던 때부터 국민은 선뜻 공감을 표하지 않았다. 다만 손 후보가 정치 개혁과 새 정치를 내세우며 험난한 정치 행로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민은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 후 통합신당 합류, 경선 참여 후 돌연한 경선 일정 중단 및 칩거, 이틀 후 경선 복귀, 부산 토론회 불참 선언 등 그가 펼치고 있는 일련의 정치 행적을 보면서 국민의 가냘픈 기대감은 짙은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
그의 잠행은 한나라당 탈당 직전에 이어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대명천지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칩거와 잠행을 반복하는지 국민은 그저 의아할 뿐이다. 국민 지지도가 얕게 나오기만 하면 이를 반전시키려는 정치적 승부수로 보여 애처롭기까지 하다. 국민은 바로 그런 정치 행적을 구태 정치로 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아는지 모르겠다. 문을 걸어 잠그고 칩거하거나 당을 뛰쳐 나가 산사나 성지로 잠행하는 것을 누구도 성숙한 정치 행보로 보지 않는다. 21세기 최첨단 통신문명 시대에 그것도 유명 정치인이 국민의 시선을 벗어나 잠행하거나 칩거할 곳은 대한민국 아무 데에도 없다. 또 국민은 그런 정치 행보에 별로 감동하지 않는다. 과거 정치판에서 숱하게 보아 왔기 때문이다.
정치 개혁을 포함한 모든 개혁에는 절대 변할 수 없는 대전제가 있다. 그것은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먼저 자신부터 통렬하게 반성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혁신적으로 바꾸려면 자신부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자신은 바꾸지 않으면서 남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바꾸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할 따름이다. `내가 곧 한나라당'이라고 공언하던 사람이 자신을 키워 준 정치적 모태나 다름없는 당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급조된 범여권 통합신당에 동참해 경선에 참여하다가 세부득이하자 이를 거부했다가 곧바로 경선에 복귀하는 것을 보노라니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손 후보는 경선 복귀를 선언하면서 부산 토론회에는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복귀를 선언하면서 예정된 경선 일정을 거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것 자체가 구태로 보일 뿐이다. 정치를 확 바꾸려면 자신부터 확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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