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한복위주 내수산업서 수출산업으로 전환해야"
"고가 이탈리아산ㆍ저가 중국산 사이 샌드위치 상황"
"'실크 밸리' 조성되면 국제시장서 경쟁력확보 가능"
(서울=연합뉴스) 박찬교 편집위원 = "진주는 청정한 환경과 깨끗한 물, 뚜렷한 사계절로 전통옷감인 비단 생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1990년대 이후 값싼 중국제품에 밀려 위축되기 시작한 실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진주 실크의 명품화'에 힘쓰고 있는 한국실크연구원 권순정(46) 연구사업본부장. 그는 "국내 실크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진주 실크가 고가의 이탈리아 제품과 저가의 중국산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복 위주의 내수시장에서 완제품 중심의 수출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 꼬모, 프랑스 리용, 일본 교토 등에 이어 세계5대 생산지로 꼽히는 진주 실크는 패션 소재로 다양하게 개발된 선진국과 달리 한복 원단이 주요 수요처여서 경쟁력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 여기에 결혼식이나 파티 등 한복의 예복화 흐름이 두드러져 한복시장 규모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진주 실크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원단 생산에 치우친 현재의 생산체제를 완제품 사업으로 바꿔야 합니다. 세계시장 트랜드를 정확하게 파악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실크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상황입니다."
권 본부장의 가장 큰 고민은 국내 업체의 원단 제직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으나 염색가공기술이 떨어져 고가품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이 '진주 실크'라는 공동브랜드를 내걸고 블라우스나 남성복, 벽지, 커튼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권 본부장이 이른 시일 안에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등 서울 중심 상권에 50평 규모의 실크 전문매장을 열어 국내외 홍보에 나서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패션디자인혁신센터, 천연신소재개발지원센터, 쇼핑몰, 상설전시관 등이 들어설 '실크 밸리' 조성사업이 2010년쯤 완료되면 진주 실크의 명품화ㆍ세계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원단을 짜는 실크가 웰빙 추세와 맞물려 무공해 친환경섬유로 각광을 받고 있어요. 꾸준한 기술개발과 고급화, 차별화로 시장의 다변화에 적극 대처한다면 진주 실크가 명품 비단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권 본부장이 대학 졸업 후 20여 년 간 몸담고 있는 한국실크연구원은 1988년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실크 연구기관이다.
주요 사업으로 △실크 제작 △염색 가공과 디자인 연구 △관련업체에 대한 기술지원 및 지도 △인력 양성 등이 있고 역점사업으로 매년 10월 '세계의상페스티벌'을 열어 진주 실크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세계 50여개국 주한외교사절과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한 이 프로그램은 '세계전통의상쇼', 대사부인 한복쇼', '전문 한복쇼' 등으로 꾸며진다.
p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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