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이 태풍 '나리' 본토 피해 줄였다"

  • 등록 2007.09.17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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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상처 투성이..'최악의 태풍' 기록될 듯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도에 엄청난 상처를 입혔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한반도 내륙에서 빨리 소멸해 본토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은 한라산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도에 태풍 경보가 발효된 16일 오전 4시 기상청이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서귀포 남쪽 250㎞ 해상에서 북상하던 '나리'는 서귀포 남쪽 40㎞ 해상(16일 오후 3시)을 거쳐 여수 서쪽 40㎞에 상륙(17일 오전 3시)한 뒤 강릉 동쪽 310㎞ 해상으로 빠져나가 소멸(18일 오전 3시)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나리'는 16일 오후 6시 전남 여수 남서쪽 50㎞ 해상을 통해 내륙에 상륙한 뒤 경남 밀양 서쪽 110㎞ 육상을 거쳐 17일 0시 경북 안동 남서쪽 80㎞ 육상에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쳤다.

이에 대해 제주지방기상청 김학송 예보과장은 "나리가 북상하다가 한라산과 부딪치면서 진로를 약간 우측으로 틀었다"며 "한라산이 태풍 세력을 약화시킨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크기는 소형이지만 세력이 강한 태풍인 '나리'가 제주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내륙에 상륙했다면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태풍 '나리'는 최대 순간 풍속 52.1m의 강풍과 최고 563.1m에 이르는 물폭탄을 제주에 퍼부어 제주도민들은 전에 없던 물난리를 겪는 등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나리'는 제주시 지역에 1923년 기상 관측이래 1일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420㎜의 집중호우를 쏟아부어 제주 도심지를 남북으로 흐르는 '마른 하천'인 산지천, 병문천, 한천과 화북천 , 외도천 등 15∼16개의 모든 하천 줄기가 범람해 주변 지역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육상에서만 11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기도 했다.

또한 10분간의 평균 풍속인 최대치인 최대풍속이 16.7∼43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6∼7시간 가량 휘몰아쳐 수확기를 앞둔 감귤 과수원 등 농작물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는가 하면 교통신호기 등 각종 도로시설물을 무차별 파괴해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제주도 당국은 현재 상태에서 피해액 산정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우선 복구에 총력을 쏟고 있다.

태풍 '나리'는 1959년 9월 17∼18일 순간 최대풍속 46.9m와 최대강우량 267.5㎜를 기록했던 '사라', 1985년 10월 4∼5일 순간 최대 38m의 강풍과 314㎜의 폭우를 내렸던 '브랜다', 1986년 8월 27∼28일의 순간 최대 42m와 334㎜의 비를 뿌렸던 '베라' 등 그동안 제주도에 막대한 피해를 줬던 그 어느 태풍보다도 강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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