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종후보 당선, 부산 금정구의원 선거소송 기각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공직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후보등록 전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차점자가 당선을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7일 부산 금정구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해 5.31 지방선거때 3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는 부산 금정구 '마' 선거구에 출마해 4위를 기록하는 바람에 낙선한 김현철(45)씨가 금정구선관위를 상대로 낸 당선승계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지난 7일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5.31 지방선거때 김씨와 함께 금정구 '마'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상규 후보는 후보등록(5월 16일) 나흘 전에 실종돼 가족이 대리등록했고, 선거기간 내내 나타나지 않았으나 3위를 차지해 당선됐으며 당선증도 박 후보의 부인이 대신 받았다.
전대미문의 이 같은 선거결과는 당시 이른 바 '묻지마 투표'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선거 열흘 후인 6월 10일 경남 김해시 상동면 감로리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 조사 결과 고인은 실종 당일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금정구선관위는 곧바로 고인의 당선을 무효로 처리했으나 김씨는 지난 해 6월 14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당선인 결정에 명백한 착오가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당선인의 결정을 시정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193조 1항을 근거로 당선승계를 요구하는 선거소청서를 제출했다.
부산시선관위는 이에 대해 같은 해 7월 24일 "선거법상 후보자가 당선자로 결정되기전에 사망하거나 사퇴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당선자를 변경할 수 있으나 당선자가 결정된 이후에 후보 사망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며 김씨의 소청을 기각했고, 부산고법도 같은 해 10월 20일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상고심 판결문에서 "당선인 결정의 착오시정을 규정한 선거법 제193조 1항은 후보등록 및 선거가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번 처럼 사망으로 피선거권이 없는 사람의 후보등록은 무효이기 때문에 해당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면서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정구선관위는 이에 따라 금정구 '마'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12월 19일에 함께 실시키로 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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